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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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산불을 막자

2005년 04월 26일 (화) 00:00:00

홍원표

지난 식목일을 전후하여 강원도 양양과 고성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1996년과 2000년에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에 이어 또다시 우리에게 봄철 대형 산불의 위력을 생생하게 과시하였다.
4월4일 밤 11시50분경 양양군 양양읍 파일리와 강현면 물감리 도로변 야산에서 발화된 양양산불은 5일 오전 11시30분경 일시 꺼졌다가 잔불정리 중 오후2시 불씨가 다시 살아나 강현면 둔전리 등 17개 마을로 삽시간에 번졌으며 6일 11시 완전 진화되기 까지 30여시간 동안 초속 26m의 강풍을 타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 산불로 250ha의 산림이 소실되었으며 376명의 이재민과 246개동의 건물이 소실되었다. 특히 문화적 가치가 높은 천년고찰 낙산사와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동종이 완전 소실되어 귀중한 문화재가 손실되었다.
한편, 3월30일 11시30분경 북방한계선 이북지역에서 발화되어 비무장지대를 넘어온 고성산불은 4월6일 11시 진화될 때까지 150ha의 산림소실피해를 입혔다.
이 밖에도 식목일인 5일 전국에서 23건의 산불로 귀중한 산림이 불에 타 없어졌다고 산림청이 발표하였다. 이들 산림이 소실되는 것은 순간이지만 다시 복원시키려면 수십년 이상이 걸린다.
이번 산불은 소방방재청에서 청명. 한식일을 전후한 4월2일부터 6일까지 5일간을 산불방지특별경계기간으로 설정 운영하고 산불방지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던 중에 발생하여 더욱 안타깝다.
이번 산불로 애써 키워온 산림뿐만 아니라 귀중한 가옥과 문화재가 불에 탔지만 당국의 신속한 대피령 발령과 주민들의 차분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정부도 신속하게 양양 고성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귀중한 재산을 잃은 주민들의 상심한 마음을 달래면서 복구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번 양양 고성 산불을 보면서 우리는 몇 가지 교훈을 얻어 차후의 산불재난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아주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산불을 완전 진화하였다고 생각하는 시기의 판단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양양 고성 산불에서 1차진화가 되어 잔불을 정리하는 과정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아주 오래되고 간단한 불조심 표어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다져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는 대형 산불을 진화하기 위한 장비와 전문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충하여 산불대응역량을 증대시켜야 할 것이다. 산불의 경우는 육로로 소방장비나 인력이 접근하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 소방헬기로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고 효과적 임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초대형헬기는 말할 것도 없이 산불진화용 헬기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전문산불공중진화대원도 산림청 소속 계약직 48명뿐인 실정이다.
세째로는 대형 산불로부터의 피해를 막기 위한 체계적인 산불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겨울철과 봄철에 걸쳐 산불감시원을 증원하여 산불을 조기에 발견하여 초등진화로 대형 산불을 막을 수 있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인력에 의한 감시는 물론이고 인공위성을 이용한 지리정보시스템(GIS), 위치확인시스템 (GPS)등의 첨단기술도 적극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봄철 산불에 대한 보다 철저한 연구 분석이 필요하다. 원래 동해안지역에서는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초속 15m이상의 양강지풍(襄江之風)에 의하여 산불이 발생하기가 쉽다고 한다. 따라서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결과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밖에도 봄철 산불의 발생원인과 시기를 과거의 기록 등으로부터 조사 분석할 필요가 있다. 동해안지역의 기상과 지형적인 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건조한 높새바람의 속도와 특성 등을 연구함과 동시에 이지역의 산림 수종의 내화특성도 잘 파악하여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