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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개편차원, 수도권정비계획법 바꿔야

2005년 03월 08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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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공포, 시행된 규제위주의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공주·연기에 건설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안의 국회통과로 개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수도권정비발전지구' 제도 도입이 이번 개정의 단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법은 관련법이나 시대조류에 대응해야 한다는 측면과 소외됨이 없이 형평에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이 법의 제정 취지와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정의 폭을 정하고 그 동안의 불합리한 부분을 현실성 있게 보완, 조정하기 위해서는 국토개편차원의 큰 틀에서 개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법은 70년대 산업화 이후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산업의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각종 도시문제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 법의 주 내용은 학교, 공장 등 인구집중 유발시설의 종류와 규모에 대한 규제, 택지·공업용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규제를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의 적정배치를 유도하여 수도권의 정비와 균형발전이다.
이제 이 법은 이런 제정목적의 큰 틀을 훼손치 않는 수준과 수도권 내에서의 균형뿐 만 아니라 국토전체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다시 보아야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이 법은 여러 번 개정되었지만 개정 시마다 2∼3개 조항만 신설, 생략되었으며 그나마도 도시재개발법, 공업배치법, 교통·환경 영향평가 등 관련법의 개정으로 인한 자구수정이나 명칭변경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경직되게 운용되어 왔기 때문에 각종 민원이나 국가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등 부작용도 수반했다.
실제로 공장 신·증설이 어려워 노동력 구하기가 어려운 지방공단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중국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연기·공주 행정복합도시 건설이 가속도를 내면 과천 등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게 되었다. 소외된 지역을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규제를 푸는 것은 일견 형평에 맞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제정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대폭 규제를 풀 경우 원주 등 지방공단은 살아남지 못하고 수도권으로의 인구와 산업집중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차제에 정부는 과천지역만 보지말고 수도권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온 자연보전권역에서의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내에서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하며 지방에는 직주근접형의 교육환경 등이 뛰어난 수도권급 도시를 육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던 지방공단과의 유기적 관계, 즉 수출 부서, 연구 부서가 있는 본사는 서울에, 공장 등 산업시설은 지방에 두도록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자구수정이나 명칭변경 등의 소극적인 개정의 수준을 넘어 현실에 맞게 개정의 폭을 정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학계, 연구기관·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개정할 것은 분명히 경쟁력 있게 개정하고 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청회는 물론 동경 등 외국도시의 사례를 연구하고 그곳의 현재 실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어디까지 개정할 것인가에 대한 여론수렴이나 도상실험 없이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경착륙 된다면 더 혼란스러워 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