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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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을 중시하는 개발

2005년 03월 08일 (화) 00:00:00

이상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한 이후 리우환경회의 등을 거치면서 이제 사회 각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명제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해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지구가 지탱할 수 있는 용량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 용량은 우리 세대를 위한 것만이 아니고 우리 후손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같은 용량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을 좀 더 가까이 경험함으로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는 의미를 갖는 ‘생태관광(eco-tour)’도 지속가능성을 보다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사회는 대량생산 및 소비 그리고 대량폐기로 대표되는 기존의 생산과 소비패턴으로부터의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좋은 물건(good stuff)도 화려하고 품질만 좋은 물건이 아니라 자재 사용과 생산 소비 후 최종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자연과 환경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물건으로 그 개념이 변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친환경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친환경상품구매촉진에관한법률’을 제정하는 등 친환경상품의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속가능 경영을 중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또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를 무역장벽으로 이용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이제는 이윤 추구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good company)'로 경쟁력 있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기업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우는 기업이 늘어가고 있다.
또한 한 나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머지않아 나라의 국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년에 한번씩 미국 예일대 및 컬럼비아대와 협력해 호흡기질환 사망 어린이, 출산율, 온실가스 방출, 수질 등 72개 지표를 근거로 국가의 ‘환경지속가능성 지수(environmental sustainability index, ESI)’를 산출 발표하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금년 초 우리나라가 세계 146개국 중 12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였다. 지난 2002년 발표된 ESI 지수에서 142개국 중 136위를 차지한 것에 비하면 2년 전보다 14위가 오른 것이며 영토의 절반 이상이 ㎢ 당 100명 이상의 인구 밀도를 가진 21개 인구 고밀도 국가 중에서는 13위에 해당된다.
72개 지표를 분석해 보면 상대적으로 자연적인 여건이 좋은 북부 유럽과 남미 국가들이 상위를 차지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보다 뒤진 45위에 그친 것이나 엄청난 오염문제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면적이 워낙 커 대부분의 지수가 좋게 나와 러시아가 33위를 차지했다는 점 등 때문에 이 결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나라가 많은 것도 사실이나 국가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이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우리 실정에 적합한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여 이를 적용함으로서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좁은 국토 면적에 비해 화석 연료 사용량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전체에너지 소비량에서 대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오히려 떨어진 점 등 정부나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함께 노력하여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좁은 국토에서 다양한 개발 수요를 수용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개발사업과 건설사업이야말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게 된다.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개발 계획의 수립은 물론 건설 자재의 사용에서부터 건설 및 건설 폐기물 최종 페기에 이르기까지 개발 및 건설행위의 전 과정에서 자연과 환경에 부담을 줄이는 지속가능 경영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고 생태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차원의 친 환경건설에 그치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 건설과 개발 분야에서도 소비자들이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2002년 142개국 중136위를 차지하자 국무총리실까지 나서서 지수 제고를위한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한 경험을 회고하면 초라한 성적이라고 할수 있지만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납득할 만한 이유도 있다.
한국은 환경지속성지수를 산출하기 위한 76개 척도 중 고등학교 취학률(1위), 디지털 접근지수(3위), 영양결핍률(1위), 과학분야 지적생산(4위), 5세 이하 사망률(7위) 등에서는 세계 최선두권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