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지신화란 무엇인가?

일본인의 토지에 대한 의식은 토지신화(土地神話)라는 말에서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토지신화란「지가는 상승이 계속되므로 토지를 갖고 있으면 반드시 이익이다」라고 하는 쪽 일방의 생각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오랫동안 경험을 통해 축적해 온 토지에 대한 뿌리 깊은 신앙을 나타냄과 동시에 토지문제의 이상성(異常性)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기도 하다.

1980년까지는 일본인의 토지에 대한 의식에는 이 같은 토지신화가 강하게 정착해 있다.

그러나 1991년이래 지가가 대폭 하락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토지신화는 붕괴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토지신화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용될 것인가?

2. 토지신화에 대한 국민의 의식변화

과연 토지신화는 붕괴된 것인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 조사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창 지가가 상승단계에 있었던 1988년의 의식조사결과를 보면,「토지는 그 자체로도 값오름이 계속된다」라고 하는 사람이 약 75%에 달하였고, 또한 64%가「토지는 예금이나 주식에 비해서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욱이 69%가「토지·주택을 동시에 소유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 중 51%가 토지·주택을 소유하고 싶은 이유로서「토지·건물은 유리한 자산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지가가 하락한 현재, 이 의식에는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1992년의 의식조사에서는「지가의 중장기적인 전망」과 관련해서는「조금씩 하락」「당분간 보합세」라고 한 응답자의 비율이 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상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낮게 나타나고, 현재 그 비율은 더욱 낮으리라고 본다.

한편,「토지는 유리한 자산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1994년까지는 60%를 초과하였고, 지가하락 후도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1996년 의식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반수 이하로 낮아지고 있다. 지가가 속락하고, 바닥값이 보이지 않는 상황하에서 토지에 대한 의식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지가는 계속 상승한다」,「토지는 유리한 자산이다」라고 하는 의식은 희박해지고 있고, 토지신화는 착실히 붕괴과정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토지신화의 형성과정

토지신화는 전후(戰後)에 와서야 존재하게 되었다. 전후의 지가는 거의 대부분 일관되게 높은 상승을 계속해 왔고, 하락한 것은 1991년 이전에는1975년에 단 한 번 뿐이었다. 그것도 약간 내린 정도에 불과했다.

토지신화는 지가의 대폭적인 상승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전후 지가의 흐름을 추적하여 토지신화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1)  토지신화 탄생이전 (1945~1955)

우선 1945년부터 1955년까지를 살펴보면, 이 시기에는 명목상 지가는 상승했어도 일반물가도 극심하게 상승하였기 때문에 물가와의 상대적 관계에서 파악한 실질지가는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어서, 토지를 가지고 있으면 득이 된다고 하는 생각은 아직 하지 않았다.

많은 국민이 어쩔 수 없이 고생스런 생활을 하였고, 설령 자금에 여유가 있을 경우에도 주택건설이나 공장 재건 등에 활용하려고 하였지, 토지에 투자할 여유는 도대체 없었다. 경제파탄에 직면해 있어서 토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도 기대할 수 없었고, 토지에 대한 매력 역시 적었다.

(2)  토지신화의 탄생 (1955~1965)

1955년부터 1965년까지의 지가는 연간 10~20% 상승을 계속해서 전국 페이스의 시가지 가격지수는 10년간 7.7배로 되었다. 용도별로 보면 주택지, 상업지도 크게 상승했지만, 공업지역의 지가상승이 가장 극심해서 10년간 9.1배로 되었다.

그 배경에는 경제의 고도성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공업기술의 혁신을 지렛대로 삼은 제조공업, 특히 중화학공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뛰고, 기업의 공장용지의 취득이 대폭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가상승이 극심했던 시기는 1960년부터 1961년 경〔이와토(岩戶)경기기〕으로서 이 기간의 지가는 1년간 40% 이상 상승을 보였다.

지가상승이 지속되는 과정에서「토지를 갖고 있으면 이익」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토지를 투자물건으로 보지 않고, 자산으로서의 토지보유가 널리 행하여지게 되었다.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해서 지가상승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계속되는 한, 희소자원인 토지의 가격은 일반물가 상승 이상의 스피드로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 기대를 낳게 한 것이 최대 이유였다.

이 시기는 토지신화의 탄생기에 해당된다. 당시 상황을 1962년 가사(笠)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도시부근의 토지는 오르건 안 오르건 간에 요 몇 년간은 해마다 평균 30%가까이 폭등하고 있다. 이런 것은 전적으로 인프레 증상이라도 좋다. 이렇게 좋은 이율의 투자는 없으므로 갖가지의 자금이 갖가지 루트를 통해, 특히 토지에 집중되어 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지가고등이 토지문제로서 일반적으로 널리 의식하게 된 것도 이 시기였다.

1960년 무렵부터는 정책당국과 저널리즘이 함께 토지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지가는 상승이 계속되고, 토지를 갖고 있으면 이익이다」라고 하는 토지신화의 기본적인 마인드는 형성되었으나, 아직「토지신화」라는 용어자체는 사용되지 않았다.

(3)  토지신화의 정착(1965~1975)

지가는 이 시기의 처음 1~2년간은 안정되어 있었지만 그 후에는 다시 연이율 10% 이상의 상승을 이어가면서 10년간에 3.5배로 되었다. 특히 1973년경에는 연이율 30% 이상 상승하였다. 그 배경으로서는 과잉유동성과 열도개조 붐을 들 수 있다.

1971년 8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달러 방어를 위해 금과 달러와의 교환정지, 수입과징금 부과 등의 정책을 발표하자 엔화절상 주식시장의 대폭락 등으로 이어져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경제에 준 충격, 소위 닉슨 쇼크(Nixon shock=dollar shock)가 발생한 이래 경기악화에의 염려에서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재정지출은 증가되었고, 금융은 큰폭으로 완화되어 통화공급이 급증했다.

그 결과 엔화를 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72~1973년에 경제활동은 급격히 확대됐다. 더욱이 이 시기에 발표된「일본열도개조론」은 토지투자로서는 토지투기열을 일거에 업(up)시킨 결과가 되었다.

이 시기는 토지신화의 정착기로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70년 일본총리부의 조사에 의하면, 그 당시는「택지값은 금후에도 상당기간 상승이 이어진다」라고 하는 의견이 64.1%를 점하고 있다(도표 3 참고). 또한 1973년 건설성 조사에 의하면, 토지매입동기로서 17%가「땅값이 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토지투기가 일반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미루어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신문 등에서는 토지신화라는 단어를 197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이 무렵에 토지신화란 단어도 정착하게 되었다. 매스컴이 토지문제를 취급했던 빈도에 의해 매스컴의 토지문제에 대한 주목도(注目度)를 측정하면 1972~1973년경에 급속하게 높아졌던 것을 알 수 있다.

(4)  토지신화의 후퇴(1975~1985)

1973년 가을 제1차 오일쇼크가 일어났고, 물가상승은 광란상태였다. 인프레 방지를 위해 공공투자는 억제시켜 공정이자율도 인상시키는 등 강력한 총수요억제정책을 취했다. 그 결과 경제활동은 일거에 수축으로 전환되어, 1974년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0.4%까지 저하되었고, 물가도 점차 안정되어 갔다.

그래서 1974년 무렵부터 지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가지가격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75년에 전후 최초로 마이너스로 되었고, 1978년경까지는 안정적인 추이를 보였다.

그 당시는 지가가 금후에도 상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1977년 총리부 조사에 의하면 지가는 금후에도「상당히 오른다」라고 답한 사람은 21%에 지나지 않았다. 1979~1980년경에는 일시적으로 지가상승률이 높아졌지만, 그 후에는 다시 안정된 움직임으로 돌아섰다. 1983년 국토청 토지문제간담회에서는「토지신화의 붕괴조짐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이 시기에는 지가상승률에 비해 일반물가상승률 쪽이 높고 실질지가는 낮아졌다.

또한, 매스컴의 토지문제에 대한 주목도도 이 시기에는 훨씬 떨어지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토지신화는 일시적으로 후퇴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5)  토지신화의 부활과 붕괴(1985~현재)

그러나 1984년 무렵부터 다시 도쿄의 상업지의 지가상승이 현저했다. 도쿄에서 시작된 지가고등은 전국으로 파급되었고, 1990년 지가수준은 1985년에 비해서 1.5배로 되었다. 특히 대도시에서의 상승은 극심해서 6대 도시의 지가는 같은 기간에 3배에 이르렀다.

이것에 편승하게 된 토지신화는 부활을 맞게되었다. 전술한 바와 같이 1988년의 의식조사결과에 의하면, 대략 70%가「토지는 그자체로도 계속 값이 오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매스컴의 토지문제에 대한 주목도도 1985년이래 급속히 높아져 토지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토지신화가 장기간에 걸쳐 지가상승을 떠받치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져, 토지정책의 많은 부분이 토지신화를 붕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게 되었다.

그러나 1991년이래 지가는 일제히 하락으로 전환됐다. 지가가 하락한 것은 1975년 이후 전후 두 번 째였다. 이것에 동반된 토지신화는 붕괴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토지신화는 그 특성으로 인해 반드시 새롭게 태어나 토지신화(土地神話)를 엮어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