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18 토 11:31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재테크

리모델링시장 살려야 한다

2004년 07월 02일 (금) 00:00:00

윤영선

요즘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에 대한 대안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지나친 증축 위주의 편법적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급기야 정부는 이러한 과열 리모델링 경향에 대하여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열 분위기에 대하여 지나친 단견적인 접근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 시장은 미래 유망건설시장의 하나로 지금부터 키워나가야 할 시장이다. 즉, 리모델링 시장은 이제 성장을 싹을 키워나가고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과열여부를 떠나서 초기단계에 새로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시장에 어떠한 영항을 미칠 것인가를 미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더구나 지금은 건설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단계이다. 특히, 주택 시장의 침체가 심각하다. 재건축 시장은 종세분화와 고밀도아파트지구에 대한 용적률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신규 수요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리모델링이 대안으로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이제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다.
다행히 금년들어 정부의 리모델링 육성 의지가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리모델링 시장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만보더라도 2005년경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어 2005-2009년 사이에 연평균으로 1조원 정도의 물량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10년 이후에는 시장 규모면에서 재건축 못지않게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모델링 시장의 과열 현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신중하고도 현명한 접근을 요구한다.
첫째, 증축 리모델링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범위를 설정하려는 발상은 재고되어야 한다. 노후 주택의 리모델링 욕구는 실로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좁은 실내 거주 공간을 확대하려는 증축 수요가 가장 크다. 따라서 주민들은 현행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실내 면적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의 이러한 기본적 욕구마저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리모델링 수요는 더 이상 들어설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물론 증축을 하는 과정에서 내력벽이나 내력 기둥을 철거하는 등 건물의 구조적 안전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방지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만 지킨다면 아무리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증축의 여지가 크다 하더라도 무한정 세대내 증축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리모델링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들은 허용 용적률 범위 내에서는 극히 제한적으로 증축을 추진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행 법은 완화 규정을 두어 적당한 범위 내에서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당초 법 취지를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현실적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과열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추진 절차의 미비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주어진 여건에서 수주를 위하여 필연적으로 과열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법적으로 합리적인 리모델링 사업 추진 절차가 마련된다면 수주 과정에서 업체들의 지나친 과열 경쟁도 방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리모델링도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건축 추진 절차를 준용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할 경우 적어도 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업체간 과열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리모델링도 재건축과 같이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정비사업전문관리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