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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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990년대 버블 거울삼아야

2004년 05월 04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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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올 하반기쯤 건설경기위축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벌써 현실로 다가왔다. 건설경기가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수주는 1분기에 14%나 급감했고, 공공부문은 30%대의 높은 수주 증가세를 보인 반면 민간건설수주는 지난 3월중 6.6%나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5%정도를 차지하는 건설투자는 내수를 받쳐주는 주요 포인트다. 고용창출효과는 물론 각 산업에 대한 연관 효과도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만 해도 건설투자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그나마 내수를 지탱해 줬다. 또 건설 호조 때문에 이 부문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건설투자 위축이 계속될 경우 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살아나야만 할 내수시장에 찬물을 끼얹게 됨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정부는 건설경기 향방에 보다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특히 최근 건설수주가 급감한 주된 요인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수요억제 대책에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면서 주택 부문 2월 수주가 62.2%나 급격히 감소하는 등 이상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정확한 상황분석에 따른 적절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부동산값이 뛰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지만 고질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공급 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적극적인 공급처방 없이 거래제한만으로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
둘째,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에의 유입문제이다. 수요를 유발하는 각종 개발사업이나 투자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수도권을 비롯한 신행정수도예정지나 고속철 역세권지역 등은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흡인력을 갖췄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것은 경제논리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셋째, 지금과 같은 투기를 막기 위한 지나친 수요억제책은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정상적인 수요까지 무차별 제한을 받게 됨은 물론 주택공급부족을 더욱 심화시키고 부동산값을 급등시키기 때문이다.
끝으로 정부의 부동산시장개입, 특히 여러 유형의 강력한 주택전매 제한조치 등은 부동산시장을 더욱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무거운 거래세로 인한 이중가격 형성은 물론 전반적인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정부가 매년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공시지가나 아파트의 기준시가를 통상 거래되는 시가 수준까지 과감히 끌어올려 일반거래지표로 삼도록 개선하고, 세율은 대폭 인하하되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 부동산시장을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
최근 국내건설·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고 국내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 소비자물가상승 등과 맞물려 경제는 잘못하면 장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의 부동산시장 위축이 과거 일본에서 경험한 1990년대 부동산시장의 버블징후와 같다는 일부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상황분석이 정확하면 처방 또한 간단하다. 바로 지금 우리는 건설업계와 부동산시장을 회생시키기 위해 관계당국을 비롯해 업·연·학·관련단체들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 공동 대처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