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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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보호자여야 하는 사람

2004년 04월 26일 (월) 00:00:00

이상은

최근 TV를 통해 야생생물들에 관한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어 TV를 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기회가 많아졌다.
얼마 전에는 브라질의 한 무인도에서만 서식한다는 독사나 맹독성의 바다뱀 등 희귀 동물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는데 이 희귀종들이 서식하는 지역들이 아직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이 프로그램들은 이들이 제한된 지역에만 서식하게 됨으로서 저항력이 약해져 각종 병에 걸려있는 경우가 많고 열성 유전자들이 퍼지면서 멀지 않아 결국 멸종될지도 모른다고 예측한다.
또한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운 곳을 구석구석 찾아 개발하고 있는 것이 사람들이라고 할 때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이 희귀종들의 서식처가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공룡이 멸망한 6천 5백만 전 이래 가장 심각한 생태계 파괴가 진행되고 있고 그 원인의 끝에는 항상 사람들의 활동이 있다. 각종 개발행위로 서식처가 파괴되고 외래종이 유입되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기후변화에 의해 생태계가 변화하는 등 모두가 사람들의 행위에 기인하여 종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여러 종류의 동식물들과 미생물들이 전혀 새로운 환경으로 유입되는 예가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는 이들 침입자들에 대한 천적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온 안정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황소개구리나 붉은 귀 거북이 등 우리나라에서도 경험하였듯이 많은 경우 이같은 외래종들은 사람들이 옮겨오지만 사람들의 힘으로 다시 내 쫓는 것이 어려워 더 큰 문제가 된다. 이 침입자 또는 '외래종'의 정점에 사람이 있으며 사람들은 브라질의 외진 섬이든 먼 바다이든 가리지 않고 개발의 손길을 뻗어나가고 있어 기존 생태계를 지배하면서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지난 2세기 동안 계속되어 온 개발과 산업화는 보다 편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였고 생명을 연장시켰지만 지구의 건강을 심각한 상태에 처하게 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어 2010년에는 세계인구의 절반이상이 도시에 살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역사상 처음으로 도시인이 지구상에서 가장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시화에 의한 폐해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도시 생활은 편안하고 안락한 삶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으며 오히려 도시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온 지구가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사람들의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탄소의 3/4이 도시생활에서 배출된다는 것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에너지 다소비형태의 산업 활동이 아니고 무절제한 도시화라는 것을 시사해 준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2/3에 달하는 산림을 제외한 나머지 국토의 70% 정도가 농경지로 되어 있어 대지와 공공용지가 5% 정도밖에 되지 않는 등 가용한 국토 면적은 극히 제한된다. 따라서 증가하는 개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산림이나 농경지 등 자연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각종 개발 행위에 앞서 자연과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얼마 남지 않은 자연 공간마저 사람들에 의해 지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도심의 갯벌로 되살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도시 안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봉암 갯벌은 사람들이 자연과 환경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연의 보호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수요를 적절히 분산하여 우리나라 전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바람직한 취지의 정책과제라고 본다. 그러나 이 과제의 계획과 추진 과정에서 자연과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자세가 근본에 깔리지 않으면 자칫 전 국토의 자연이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안정된 자연 생태계에 침입하여 아무리 애를 써도 배척되지 않는 강한 외래종으로 자연을 지배해서는 안 되며 자연을 먼저 생각하고 보호하는 보호자로서의 자세로 자연과의 관계가 정립되어야 한다. 이같은 자세가 근본이 될 때 지속가능하고 자연친화적인 국가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