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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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 파장 확산

"중개업자만 책임전가" 업계반발 이중계약서금지, 세제개편우선돼야

2003년 09월 30일 (화) 00:00:00

최정우

정부가 9월 26일 입법예고한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에 대해 중개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입법예고한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은 세제개편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데다 처벌조항 등이 지나치게 중개업자 쪽에 치중돼 있다는 것.
정부 개정안 가운데 부동산중개업계가 가장 강력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이중계약서 금지 조항.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회장 김근영)에 따르면 이중계약서금지 조항은 부동산매매시 중개업자가 실거래가에 의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음에도 거래당사자의 요구나 등기시 법무사가 거래가격을 낮춘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입장이다.
전부협은 이에 따라 이중계약서금지조항은 지방세법 등 세제개편을 통해 먼저 이뤄져야 할일임에도 불구하고 이중계약서 작성주체인 거래당사자들에게 사전조치없이 중개업자들에게만 의무와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거래가액을 실거래가로 신고하는 풍토를 조성할 수 있도록 거래당사자의 규제와 함께 등기법개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중계약서 금지 규율방안, 유인책 필요
부동산 전문가들도 중개업계 입장과 마찬가지로 이중계약서 금지조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그동안에도 검인계약서작성 등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와 관련된 갖가지 방법이 모색돼 왔긴 했지만 이중계약서의 관행화가 워낙 고착화돼 있는데다 제도적 보완이 먹히지 않았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규율방안과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제출된 계약서가 실제 제대로 작성됐는지를 일선 시.군.구청 공무원이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와 잣대를 갖추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슷한 아파트라도 층, 향, 동, 주변여건, 급매여부 등에 따라 거래가격이 다른 시세를 정부가 상시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금 현실에 맞도록 개편, 중개업자 책임전가 행정편의발상
특히 세금문제의 경우 세무당국 등과 협의해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율을 하향 조정하고 공시지가, 기준시가 등을 현실에 맞도록 세제를 개편하는 등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안들을 둔 채 중개업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행정편의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개업계에서 개정안을 놓고 반발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내용은 부동산중개업자가 모든 거래내용을 시ㆍ군ㆍ구청의 부동산거래시스템에 신고토록 한 점.
이를 두고 중계업계에서는 현재 구축된 중개업계의 인터넷 인프라는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가적인 차원의 교육과 시설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안 반대 운동 등 개정안 둘러싼 마찰 예상
전부협은 특히 이같은 사안이 개정안에서 삭제되지 않을 경우 개정안 반대운동까지 벌이는 등 실력행사까지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중개업법 개정안을 둘러싼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추진할 예정이던 중개업법 개정안이 중개업계의 이같은 반발로 인해 실효를 거둘 수 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올 가을에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을 상정,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