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등 환경문제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것과는 달리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건축물(Green Building)인증제도'는 건설업체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으며 표류하고 있어 이에따른 활성화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건축물 인증기관인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친환경건물인증센타에 따르면 인증제도가 시작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친환경건축물로 인증받은 아파트는 단 4개 단지 뿐이다. 뿐만아니라 현재 인증을 신청해 심사단계에 있는 아파트도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건교부와 환경부는 공동주택에만 시행하던 이 제도를 올해 1월부터 주거복합건축물과 업무용건축물에 대해서도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관련 제반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해 이들 건축물에 대해서는 인증업무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가 자리를 잡지못하고 있는것은 심사기준이 엄격해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데다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이 전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인증을 받은 4개아파트 단지조차도 심사기준의 최상급인 최우수 등급은 한곳도 없으며 친환경건축물로 인증을 받더라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혜택은 전혀 없다.

친환경건물인증센타 오수호 박사는"인증을 의뢰한 건설업체들의 최초설계를 검토해 보면 심사기준과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라며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인해 처음부터 엄두도 못내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업체들이 어느정도 실현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의 현실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덧붙여 "현재와 같이 시행지침에 의해 운영하기 보다는 법제화를 통해 공공건축물을 중심으로 활성화를 선도하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동아건설 설계견적팀 정상현 부장은 "인증기관이 요구하는 심사기준을 충족키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별로 작게는 10∼20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추가비용이 소요된다"며 이런상황에서 "정부가 친환경건축물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건설업체들에게 정부차원의 제도적 인센티브를 보장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건교부와 환경부 두 부처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도 인증제도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인증운영기관방식은 인증제도가 시행된 지난해부터 올해말까지의 2년간은 환경부가 이를 담당하고 내년부터 2006년까지는 다시 건교부가 업무를 넘겨받게 되는 2년순환제 방식이다.

이에따라 인증제도 자체가 두 부처별 업무 중요도에 따라 활성화되거나 후순위로 밀려 소홀히 취급될 소지가 많고, 해당 업무부서의 전문성과 효율성 축척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는 건축물로 인한 환경부담을 줄이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1월1일부터 건교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시행한 제도로, 이전까지 건교부(주거환경우수주택인증제도)와 환경부(그린빌딩인증제도)가 각각 시행하던 건축관련 인증제도를 통합해 시행한 것이다.

친환경건축물인증센타(주택공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능률협회인증원 등 3곳에서 인증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