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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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아파트 열집중 네집 재시공 '낭비'

분양가를 낮추는 마이너스 옵션제 ① 마이너수 옵션으로 분양가 15%절감 모델하우스 건립, 유지비 등도 필요없어져 '마감재 시공돼야 준공검사 가

2003년 08월 05일 (화) 00:00:00

윤효정

이주를 맞은 아파트단지를 가보면 마감재를 뜯어내고 새로 인테리어를 하는 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벽지와 내부 마감재만 일부 손을 대는 부분적인 공사부터 바닥재까지 모두 뜯어내고 베란다 확장공사 등 '불법'에 해당하는 공사까지 모두 입주아파트 풍속도가 돼버렸다.
베란다 확장공사의 경우 법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입주 아파트의 40%에 달하는 가구가 부분 또는 전반적인 재공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분적인 공사가 40%에 달하고 전체적으로 인테리어를 다시하는 가구는 1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입주아파트 재시공은 일반인들로부터 환경오염과 물자낭비, 나아가 과소비풍조까지 낳는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멀쩡한 집을 뜯어내고 다시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개성은 강해지는 반면 시공업체들은 소비자의 의견에는 관심이 없어 발생하는 괴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또한 이같은 괴리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분양가도 낮출 수 있는 '마이너스옵션제'를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마이너스옵션제'란 난방, 수도, 골조 등 중요한 부분만을 분양하고 내부마감 인테리어는 소비자가 직접 시공하는 분양방법으로 IMF당시 부동산시장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시공업체들이 궁여지책으로 실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 선보였던 '마이너스옵션제'는 엄격히 '플러스옵션제'로서 마감재의 종류를 몇가지 정해놓고 소비자에게 선보인 후 선택된 마감재로 마감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같은 플러스옵션제에서는 오히려 분양가가 올라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플러스옵션은 지금도 일부 시공업체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벽재와 거실의 아트월, 내부마감재 색상(통상 3∼4가지) 등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건축관련 전문가들은 골조만을 분양하는 마이너스옵션제를 시행할 경우 입주 후에 소비자가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비용까지 더하더라도 기존 분양가보다 15%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공사가 마감재를 시공해 분양할 경우 대량으로 마감자재 등을 구입해 단가가 낮춰지더라도 이같은 비용절감이 소비자에게는 와닿지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촌에 살고있는 김모씨(38살·남)는 97년 유명건설사의 아파트에 입주했다. 당시 시공사가 제공하는 플러스옵션을 이용해 최상급으로 마감재를 시공할 경우 1,900만원까지 분양가가 올라갔지만 김모씨가 직접 같은 자재로 인테리어를 할 경우 단가를 계산한 결과 8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를 위한 선택권이 아니라 업체를 위한 선택권으로 이용된 것이다.
한 건축사는 "엄격한 의미의 마이너스옵션제를 시공사가 나서서 하지 못하는 이유도 낮은 건축비로 인한 손실을 내부마감, 빌트인 품목 등에서 충당하는데 마이너스옵션제는 오히려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이너스옵션제 하에서는 수억에서 수십억까지 들어가는 모델하우스 건립비·유지비도 필요없게되 각 가구당 분양가에 포함돼 산정돼던 분양사업 관련 비용도 사라지게된다. 또한시각적 착각을 유도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던 모델하우스가 사라지고 샘플하우스 등으로 대체하게되면 소비자들은 현실적인 공간구성이 가능해진다.
이와함께 전문가들은 내부 마감재가 모두 시공돼야 준공검사를 받도록 하는 법규도 함께 개정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마이너스옵션제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내부 인테리어 시공시 구조체는 건드리지않고 마감하도록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소시모 김자혜 사무총장은 "지금과 같은 법규 시스템으로는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최대한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관련 법 규정도 빠르게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