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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준공년도 따라 희비교차

도정법 맞춰 서울시 허용연한 차등적용 80년 기준 '울고웃고' 극명, 가격차도 현저

2003년 07월 22일 (화) 00:00:00

김원군

“80년 이전 아파트는 웃고, 이후 아파트는 울고….”
아파트 재건축 허용 연한이 준공연도에 따라 차등 적용되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행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맞춰 준공연도에 따라 재건축 허용연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지침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79년 이전 준공된 아파트는 종전과 같이 20년이 지나면 재건축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80년대에 준공된 아파트는 1년이 지날때마다 재건축 허용 연한이 2년씩 늘어 나게 된다.
또 연립주택의 경우에는 80년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날 때마다 재건축 허용연한이 1년씩 늘어 80년은 21년, 81년은 22년 등으로 차등 적용된다.
이같이 재건축 허용 연한이 대폭 강화되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 초기에 있는 아파트는 비상이 걸렸다.
반면 70년대 준공된 아파트와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는 이번 서울시의 재건축 허용연한 규정을 받지 않아 느긋한 표정이다. 이에 따른 가격 차이도 최고 1억2,000만원이상 벌어지고 있다.

■수혜입은 단지
이번 서울시의 개건축 허용 연한 강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다. 여러차례 예비 안전진단을 신청했으나 통과하지 못해 애태우던 은마아파트는 준공연도가 79년 12월이어서 종전과 같이 재건축 허용연한 20년을 적용받게 됐다.
이밖에 ▲구로동의 영화아파트(74년 준공) ▲월계동 전철연립2차(76년) ▲월계동 연화 그린빌라(78년) ▲상계동 상일연합(63년) ▲신반포 한신4차(79년) ▲신월동 성림연립(79년) ▲신월동 미성연합 ▲여의도 목화아파트(77년) ▲당산동 신형연립 ▲이촌동 한강맨션 등 10개 단지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으나 70년대에 준공된 것이어서 이번에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또 재건축 기준 연한 상향조정 직전에 안전진단을 통과하거나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남구 대치동의 해창(89년), 강동구 고덕주공1단지(83년공), 암사동 강동시영2단지(81년) 등도 수혜를 보게 됐다.

■손해본 단지
대표적인 단지는 강동구 고덕주공 2~7단지(83년 준공)와 안전진단을 기다리던 개포주공 2~4단지(83년), 개포 시영아파트(84년) 등이다. 이들 단지는 이번에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앞으로 6~8년간 재건축을 추진하기 힘들게 됐다. 지난 4월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역삼동의 개나라 6차 아파트(80년)도 앞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2년 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가격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배를 마신 단지는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희비가 교차하는 대표적인 곳은 강동구 고덕 주공 저층 단지들이다.
이곳은 1~6단지가 모두 83년에 건립됐으나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유일하게 1단지 뿐이다. 이에 따라 1단지 13평형 대지지분(22.31평)의 가격은 3억8,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추진위 구성단계에 들어갔던 5단지 18평형(22.06평)은 재건축 추진이 사실상 힘들게 되면서 2억5,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같은 곳인데도 무려 1억2천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 시행 직전에 안전진단을 통과한 ▲반포동 미주, 한신1차 ▲서초동 신동아 아파트 등은 수천만원씩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건축 추진이 확실한 단지와 불확실한 단지간에 가격 차이는 점차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