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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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이 주는 깨달음

2003년 07월 19일 (토) 00:00:00

윤효정

'△△지역 미달', '○○건설 1순위 미달'… 미달사태가 났다.
불과 몇 달전 유명건설사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줄을 서고 대학입시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때가 언제였던가 싶다.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로 5·23대책의 효과는 컸고 정부는 막판에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5·23대책이 시행된지 2달여 지난 지금에서야 미분양 소식과 건설사들의 자진 분양가 인하 조짐이 보인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인식이려니와 2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겨우 인하조짐을 보이는 건설사들의 늦장대응도 소비자가 보기에는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동시분양 참가업체의 분양가를 조사하고, 분양가를 인하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을때는 마지못해 '척'하던 건설사들은 '억지로 규제하려고 하면 긁어부스럼만 생길뿐 시장경제에 맡겨달라'라고 시민단체와 정부에 요구했었다.
하지만 5·23대책 시행 이후 거품이라는 말조차 무색할 지경으로 유명건설업체도 미달되는 사례가 생겼고, 부동산 유동자금은 갈 곳을 잃었다.
정부와 소비자들의 지나친 우려없이도 잘할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던 건설사들은 '분양가 자율화'를 명분으로 투기조장을 한 꼴이 됐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택만이 남았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예전에는 고민거리도 안됐던 고민에 빠진 것이다. '과연 실수요자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분양권전매도 하지않고 모델하우스며 현장을 꼬박꼬박 챙기는 실수요자들은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며칠전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자율적으로 인하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건설사들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집에서 살고싶어하는지 진정으로 고민하는 기쁨에 빠진 것일까.
건설사들이 또다시 '투기조장의 삿대질'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미분양을 통해 소비자들의 우려와 고민을 깨달음으로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