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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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제, 점진적 시행으로 혼란 피해야

운동본부 캠페인 기획 1- 후분양제 필요성과 의혹풀기 수요위주 안정적 시장질서 확립 기대 업체에 인센티브 부여 등 보완책 필요

2003년 07월 15일 (화) 00:00:00

윤효정

소시모와 본지로 구성된 분양가 대책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6월부터 모델하우스탐방 등의 활동을 통해 평당 건축비의 허와실을 파헤쳤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아파트의 평당 건축비를 250만∼300만원선 내외라는데 동의했고, 건축자재, 분양경비 등을 부풀려 산정하는 건설사의 관례가 소비자들의 '내집마련'을 더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에 운동본부는 이번주부터 전문가들이 주장해온 '분양가를 낮추고 주택·부동산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데 필요한' 제도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후분양제는 연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실시한다는 방침아래 적극 검토되었고 각계 시민단체와 주택·부동산관련 연구소에서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영향과 대책 등이 논의되었다.
특히 운동본부는 운동의 목적을 '후분양제 도입'으로 하고 모델하우스 탐방 등을 통해 분양가산정을 거꾸로 끼워맞춰 산정하는 업계의 관례가 선분양제에서 비롯된 폐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분양제도는 20여년 전 신규 주택수요의 증가에 따라 공급확대를 위해 허용되었고, 허용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20년동안 아파트 분양시장을 독점해왔다.
이러한 선분양은 경제개발 투자를 확대하던 시기에는 건설업체의 선투자금 최소화, 대량 주택공급, 분양대금 분납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분양가가 자율화되면서 분양가가 크게 높아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누적돼왔다.
5·23대책의 가장 큰 골자인 '재건축아파트 후분양제'가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거품, 기대심리 등을 일시에 걷어내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천장부지로 치솟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면서 필요성이 대두됐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의 '후분양 제도 도입에 따른 주택시장 영향 및 대응방안'이라는 연구에서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주택업체가 스스로 수요를 예측해 공급해야하므로 자체적으로 공급규모를 줄일 것"이라며 "도입 초기에는 공급의 공백이 생길 염려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수요에 맞게 주택이 공급되므로 안정적인 시장질서를 확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간 후분양제 논의에서 건설업체가 주장하는 '분양가 상승론'은 후분양제 도입에 있어 소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주로 대형건설사들은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완공시기까지 건설사가 부담한 금융비용이 분양가에 더해져 분양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시모 김자혜 사무총장은 "급진적인 도입으로 주택시장에 혼란을 주는 것은 소비자들도 원하지 않는다"며 "선분양과의 병행과정을 통해 점차적으로 시행해 분양가를 현실적으로 인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주택을 현물판매하는 상황이 되면 건설업체의 상호 경쟁이 치열해 지므로 수요탄력성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고, 그에따라 주택업체가 소비자에게 금융비용에 따른 상승분을 쉽게 전가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후분양제도의 점진적 시행에 대해 "후분양 업체들에게 조세 및 금융상의 인텐시브를 주거나, 미분양을 막기위해 인기가 높은 지역을 우선 실시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선분양제 시기에는 시행와 시공이 나뉘어진 경우가 많으나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재무구조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건설사가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브랜드를 구축해온 대형건설사들은 더욱 공고히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으며, 중소업체의 경우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미 후분양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건설사들의 이같은 주장을 설득력을 잃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후분양제 도입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화와 건설사의 대응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