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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서울시, 추진위 첨예한 대립

강북 뉴타운 어떻게 돼가나-2 왕십리뉴타운

2003년 06월 30일 (월) 00:00:00

전성필

“용적률을 높여달라, 줄여라.”
왕십리 뉴타운 재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지역 주민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같은 갈등은 서울시가 지난 4월 왕십리 뉴타운에 대한 개발구상안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구상안에 따르면 왕십리 뉴타운(1,2,3구역)은 청계천복원공사와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뚝섬숲 개발 등과 연계해 ‘직,주,유,상’이 복합배치되는 도심형 코뮈니티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토지이용계획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일반주거지역70%, 준주거지역15%, 상업지역15%의 비율로 조성된다.
녹지공간은 남북을 횡단하는 보행몰 가로공원(600m×22.5m)을 조성하고 이와 연계해 중앙광장 1개소, 쌈지공원 5개소를 조성하는 한편 이를 상호 연결하는 ‘녹색의 오픈스페이스 네트웍’을 구축할 계획이다. 교육시설은 초등, 중학교 1개소를 신설해 공원화된 운동장과 다목적복합시설을 설치해 도시형학교로 꾸며진다.
또 주택의 경우에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종세분화 매뉴얼상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하고 용적률 180~230%을 적용해 중,저층 고밀도 아파트로 개발한다는게 서울시의 기본 골격이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을 빚고 있는 구상안은 바로 용적률 문제다.
서울시 진희선 뉴타운 사업 반장은 “현지 주민들이 250%의 용적률 보장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며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한 용적률 상향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재산권 침해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종섭 왕십리 통합추진위원장은 “인근 벽산아파트(용적률 265%, 27층)나 황학동 재개발 아파트(용적률 527%, 35층)에 비해 최고 230%로 유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 처사”라며 “이 구상안대로 시행될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오히려 재산상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맞섰다.
서울시와 타협점을 찾는데 실패한 주민들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자신들의 의견을 한곳에 결집시키고 나섰다.
지난달 24일 주민총회를 거쳐 ‘재개발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LG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4개 드림사업단을 협력업체로 선정해 서울시측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측은 토지 건물소유자의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해도 지자체 승인을 얻지 않은 만큼, 주민의 대표 기관으로 인정하기 힘들다고 맞 받아쳤다.
서울시의 관계자는 “지자체 승인을 얻지 않은 추진위원회가 시공사(건설협력사)를 미리 선정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며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 대해 건설협력사는 공식적인 협의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추진위원회 측은 “불법이 아닌 편법을 통해 지름길을 선택할 것일 뿐, 문제될 게 없다”며 “앞으로 주민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서울시와 현지 주민간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면서 9월 이후 도시계획 절차를 거쳐 지구지정을 마치고 올해 안에 사업에 착수하려던 뉴타운 개발이 난항을 겪게 됐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종적인 결론이 날때까지 투자를 보류한채 사업추진 과정을 신중하게 지켜보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원군, 전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