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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임대주택 건설·공급 늘려야

2003년 06월 24일 (화) 00:00:00

송현담

우리나라 전체 1,411만 가구 중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가 332만 가구(전체가구 중 23%)이나 임대기간이 30년 이상인 장기 공공임대주택의 재고는 전체 주택수의 3.4%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국민임대주택의 공급확충에 노력하고 있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 인근지역에서는 가용택지가 고갈되어 국민임대주택 택지확보가 곤란한 실정이다. 또한 주거 이미지 악화를 염려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실효성 있는 임대주택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분양주택의 공급확대에 중점을 두어왔으며 저소득 한계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은 분양주택의 극히 일부분을 눈가림식 배려로 지원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주거복지 전달체계와 주택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서울과 수도권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섰으며, 지금까지 주택공급 확대에 치중하였던 주택건설촉진법도 주택의 질과 주거복지 수준향상에 무게를 두고 주택법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주택정책목표의 전환은 주택구매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의 주거문제에 대해 공공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확대를 통하여 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저소득층의 주거문제 해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주거수준 제고를 위한 임대위주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득계층별 주거비부담은 최하위계층인 소득1분위의 경우 최상위계층인 8~10분위에 비해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 4배 이상 높으며, 소득대비 임대료 수준도 동일 계층간에 2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는 등 하위 소득계층일수록 과중한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주거환경도 열악하여 소득계층이 낮을수록 화장실·부엌·목욕탕 등 주거시설 수준이 낮고, 노후주택거주 비율도 높다. 최저주거기준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최소한의 주거수준을 말하는데 가구당 면적·방수·화장실·상수도·부엌 등 주거시설과 환경기준 등 가구가 확보해야 할 규범적 시설 및 면적기준과 주택의 물리적 상태 등이 해당된다. 결국 전체 가구의 약 1/4 수준의 주거 생활 및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 저소득층간의 갈등방지를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확대방안을 강구하고 공공임대 주택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급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도시권 주변에 대규모 단지형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는 한편, 택지개발예정지구 안의 공공임대주택용 택지의 비중을 상향조정하여 택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공급주체를 다양화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민간부문에서도 사회정책적 성격이 강한 임대주택의 공급을 가능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지원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민간부분의 미분양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공공임대 주택정책 개선사항으로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구분하여 공공부문은 저소득층의 주거복지에 대한 사회 정책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데 역량을 집중시켜야 하며, 주거소요(Housing needs)를 고려한 일관된 공공임대주택 공급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은 저렴한 주택을 필요로 하는 계층 모두에게 접근 가능하도록 형평성이 확보된 합리적인 배분시스템을 갖추고, 공공임대주택의 효율적인 유지·관리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배분·관리를 총괄하는 통합적인 법률체계를 운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