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과 시민단체 각계에서 분양가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요즘, 서울지역 6차 동시분양에 참여한 17개 업체, 총 18개 아파트 가운데 평당분양가가 1,000만원 이상이 8곳,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곳은 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은 23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서울6차 동시분양 분양가 평가 기자회견을 갖고  총 사업비 등을 부당하게 과다책정한 벽산건설 등 3개 업체 및 아파트 단지에 대해 서울시에 분양승인을 불허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기로 했다.

분양승인 불허요청 3개단지

소시모가 서울시청에 분양승인 불허를 요청키로한 아파트는 종로구 평창동 그린빌리지재건축, 용산구 청암동 LG자이, 서대문구 남가좌동 쌍용스윗닷홈 등 3곳.

종로구 평창동 벽산블루밍 64평형의 경우 평당 1,600만원대로 분양가가 주변시세(평당 1,200만원)에 비해 360만원 높게 책정됐다.

택지비는 평당 1,250만원으로 조합원 보상분(가구당88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택지비 산출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택지비의 경우 조합과의 협의 여부에 따라 등락이 결정되므로 국세청에 이같은 택지비 과다책정을 통보할 예정이다.

용산 청암동 LG자이아파트는 54평형(54가구), 69평형(28가구), 75평형(60가구), 82평형(28가구) 등 총 170가구로 대형평형으로 구성됐다.

소시모 김자혜 사무총장은 "서울지역 동시분양의 특성과 취지상 국민주택규모를 포함하지 않은 단지와 업체는 동시분양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며 "LG자이는 중형평형이 전혀없는 대형평형 위주의 평형구성으로 서민들에게 주택공급을 한다는 동시분양의 취지를 전면 위배하는 것이므로 동시분양의 특혜를 누릴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또 토지비와 견본주택·홍보비 등에서도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비난을 들었다. 토지비의 경우 공시지가(450만원) 대비 평당 2,800만원에 달하며, 홍보비 등 사업추진비도 가구당 6,000만원으로 책정돼 총사업비용을 재산정해 제출토록 요구할 방침이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쌍용스윗닷홈도 분양승인 불허 대상에 올랐다. 쌍용건설이 시공하는 남가좌동 쌍용스윗닷홈은 32평형이 주변시세(평균 평당 840만원)보다 높은 평당 1,000만원대로 약 156만원이나 높게 책정됐고, 47평형은 주변시세(평당 700만원)에 비해 230만원 높은 평당 930만원으로 분양가가 정해졌다.

특히 총 가구수 110가구 가운데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42가구)의 총분양비용이 가구당 4,300만원이나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고선전비만 가구당 1,900만원으로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다.

남가좌동 쌍용스윗닷홈은 쌍용건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 이윤이 14.1%로  6차동시분양 참가업체 가운데 이윤이 가장 높다.

평당분양가 1,000만원 이상은 8곳

한편, 평당분양가가 1,000만원이상 높게 책정된 곳은 참가업체 18개 아파트 중 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은 곳은 분양승인 불허 요청을 받은 용산 청암동 LG자이아파트로 평형구성이 대형인데다 평당 1,800만∼2,000만원에 달해 강남 요지의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후속타자로는 청암동 LG자이와 함께 분양승인 불허 대상인 종로구 평창동 그린빌리지 가 평당 1,6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서초구 방배동 한진그랑빌은 평당 1,400만원대로 주변시세에 비해 높았다.

용산구 신창동 세방아파트(평당1,040만원), 양천구 신정동 동일하이빌(평당1,070만원), 관악구 남현동 유엔아이아파트(평당1,040만원) 등이 모두 평당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겼다.

또 주변시세 대비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곳은 참가업체의 절반인 9곳에 달했다.
용산구 청암동 LG자이와 종로구 평창동 그린빌리지, 서대문구 남가좌동 쌍용스윗닷홈은 각각 1,000만원(54평형), 300만원(64평형), 200만원(47평형)이 높게 책정됐다.

이밖에 마포구 망원동 유진아파트(30평형), 양천구 신월동 보람쉬움 아파트(23평형), 구로구 항동 현대홈타운(42평형)도 주변시세 대비 약 200만원이 더 높았다.

소시모 김재옥 회장은 "건축비와 토지비 과다로 인해 분양가가 여전히 높게 책정되었지만 업체가 제출하는 자료를 제대로 평가할 잣대가 없다"면서 "분양가를 제대로 평가하고 인하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주택공사, 도개공 등 공공기관의 평균 건축비를 토대로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공공기관에서 수주한 아파트의 평당 건축비 공개도 요구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의 광고선전비, 컨설팅용역비 등 과다도 여전

서울지역 동시분양 분양가 평가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광고선전비, 조합운영비 등의 사업추진비 과다책정이 이번 6차 동시분양 평가에서도 또다시 제기됐다.

소시모의 분양가 평가에 따르면 분양가 인하 이후에 분양을 승인토록 요청받은 용산 청암동 LG자이(가구당6,400만원), 종로구 평창동 그린빌리지(가구당 2,560만원), 서대문구 남가좌동 쌍용스윗닷홈(가구당1,630만원)을 비롯해 도봉구 파라다이스빌도 견본주택비, 광고선전비 등이 가구당 1,465만원에 달해 분양경비 등에서 이루어진 과다지출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