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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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실수요 모시기' 총력전

분양가는 낮추고, 각종 혜택은 늘리고

2003년 06월 13일 (금) 00:00:00

길진홍

최근 서울 5차동시분양을 비롯해 수도권과 일부 충청 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업체들이 3순위청약에서 대거 미달하는 등 분양시장이 급속히 움츠려 듦에 따라 주택업계가 분양율을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수도권 전체가 분양권전매가 불가능한 투기과열지구로 묶임에 따라 그동안 분양시장을 이끌던 가수요가 대거 이탈하자 실수요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주택업계는 분양시장에서 떳다방과 가수요가 설자리를 잃으면서 당분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융자는 기본이다. 중도금 유이자나 이자후불제로는 까다로운 실수요자들의 입맛을 맞추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포천 소홀 대방샤인힐, 의정부 호원 한승미메이드 등은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내걸었고, 안양 비산동 현대홈타운은 계약금을 20%에서 10%로 낮췄으며 광주 화정동 대림e편한세상은 계약금 2회 분납을 실시한다.
동화종합건설은 이달초 양주군 백석에 분양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평형변경과 마감사양을 높여 내달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방건설 분양팀 최학엽 차장은 "그동안 분양호조를 보이던 경기북부에서 조차 대량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인근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업체 대부분이 사실상 쇼크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계약조건을 완화하고 금융혜택을 늘리는 등 실수요자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시민단체의 분양가 인하 권고에도 요지부동이던 분양가도 '분양권전매금지'라는 초강수에 한 풀 기가 꺽였다.
13일 분양에 들어간 금호건설은 남양주 평내에 공급하는 아파트 '금호어울림' 33·46평형 평당 분양가를 당초 590만∼650만원에서 570만∼630만원으로 20만원가량 낮춰 잡았다.
풍림산업도 다음달 분양할 예정인 파주금촌지구 '풍림아이원' 아파트의 분양가를 평당 700만원선으로 계획했다가 620만∼6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전시 최초로 3,988가구를 동시분양 하는 대전테크노벨리내 아파트 평당분양가는 460만∼490만원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이는 얼마전 대전 노은2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평당가가 600만원대 인것과 비교해 100만원가량 낮은 수치다.
12일 분양을 마친 대전 복수지구 계룡리슈빌(346가구) 청약1,2순위 경쟁률이 40%를 밑도는 등 대전지역에서도 청약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게 분양관계자의 설명이다.
바빠진 것은 주택업계만이 아니다. 분양을 담당하는 모델하우스 직원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대림산업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천안 안서동 일대에 공급하는 아파트 '대림 e편한세상' 입주자 모집에서 계약일부터 지역외 거주자를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받는다. 계약포기로 발생하는 미분양 물량을 대비, 단기일 내에 분양을 마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서울 수도권 주택보급률(91.8%)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항에서 이같은 노력은 실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입주후 서비스강화를 비롯해 층간소음강화, 친환경 건축소재 개발 등 주택 품질개선에 업체들이 힘쓰지 않는 한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