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과 함께 공동으로 '아파트 분양가 바로알기'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서울지역에 분양중인 아파트의 분양가에 대해 소비자가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장을 만들고자한다.

이에 그동안 소시모가 밟아온 20년의 발자취와 함께 '분양가 바로알기 국민운동'을 앞두고 소시모 김자혜 총장의 다부진 속내를 들어보았다.

소시모, '20년의 발자취'

지난 4월11일 소시모는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프레스센타에서 소시모 회원들과 각계각층 주요 인사들, 언론들의 뜨거운 관심속에서 20돌 생일을 맞은 소시모는 20년의 세월을 지나 지금과 같은 국내 대표적 소비자 단체로 성장하기까지 긴 발자취를 남겼다.

1983년 1월 창립된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당시로서도 생소한 이름이어서 정부측에서 단체이름을 바꾸라고 권유할 정도였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인기를 끌고있는 단체이름이 대부분 ∼시민의 모임, ∼사람들의 모임이 될 정도로 소시모는 시민단체과 모임 사이에서는 선구적인 모임으로 꼽힌다.

1983년 1월 창립된 소시모는 처음 내딛은 발자국부터 '외롭고 질긴' 싸움의 시작이었다.

△모유권장운동 - 1981년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분유광고를 규제하는 합의안을 투표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당시 미국이 반대표를 던지자 한국이 이에 자극받아 투표를 기권했다.

이일로 한 국제소비자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 임원에게 한국을 비난하는 말을 들은 송보경 이사가 소시모 창립과 동시에 '분유 소비 반대운동'을 벌였다.

모유권장운동으로 더욱 유명한 이 활동은 창립 초기부터 계속돼 결국 91년 3개 분유회사에서 '분유광고 금지'등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또 94년에는 '모유대체품의 무료 혹은 낮은 가격 공급 금지'에도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화학조미료 덜먹기 - 소비자들의 머리속에 남아있는 '화학조미료 덜 먹기' 운동도 소시모가 일궈낸 활동중 하나. 소심가 1986년 10월 화학조미료 사용량 실태조사를 벌이고 아무런 위험의식이나 규제없이 증가하고있는 화학조미료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소시모의 '화학조미료 덜먹기' 캠페인 이후 TV  조미료CF에는 화학조미료(MSG)과 같은 영문이니셜을 가진 연예인이 등장해 화학조미료가 포함되지 않은 조미료라는 점을 강조하기도했다. 결국 이같은 소시모의 활동덕에 오늘날에는 '조미료 넣지않은 음식이 몸에 좋다'는 인식이 일반화됐다.

△약관규제법 - 소비자모임이 입안해 경제기획원에 제출한 약관규제법안은 소비자단체가 최초로 법률안을 만들어 입법화된 경우로 1986년 12월 정기국회를 통과해 87년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소비자모임의 큰 재산으로 꼽히는 약관규제법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입하는 모든 유통과정상 발생하는 약관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많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속출했다.

약관규제법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을 무효화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법안으로 현재까지도 소시모가 소비자의 투명한 소비권리를 위해 꾸준히 활동중인 영역이다.

△백화점 변칙세일 - 세일이라고 사칭하고 교묘하게 소비자들을 속인 백화점이 있다면 지금의 소비자들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1989년부터 93년까지 소시모가 대형 백화점들을 상대로 한 힘겨운 싸움에 답이있다.

89년 당시 변칙 사기세일을 실시한 10개의 대형 백화점에 대해 소시모가 형사·민사소송을 내 승소함으로써 결국에는 6개 백화점 담당자들의 사기죄가 인정대, 유죄를 선고했으며, 소비자 52명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백화점들은 '백화점업계 공동경쟁 자율규약'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서울 동시분양 분양가 평가 - 소시모는 지난해 5월부터 서울시 동시분양에 참가한 아파트의 분양가를 조사해왔다.

서울지역에 분양하는 신규아파트는 대부분 건설사와 조합원, 시행사들 사이에서 토지비와 건축비 등이 과다하게 책정된 경우가 빈번했다.

따라서 소시모는 아파트를 평가해야하는 상품으로 보지않는 소비자들의 태도에 일침을 가했으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양가의 근본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했다.

이같이 소시모는 83년 창립부터 현재까지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 여념이 없다. 소비자가 투명하고·안전하고·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소비자운동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 소시모는 오늘도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