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후 공동주택을 리모델링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후분양제 실시, 안전진단강화 등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데다 주민동의율 80%이상만 넘으면 리모델링이 가능해진 탓이다.

100가구 미만에 머무르던 사업규모도 200가구 이상 단지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일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궁전아파트는 주민총회를 열고 쌍용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지난 77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3개동 216가구 규모다.  

동별로 내부를 리모델링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단지전체를 리모델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란 게 쌍용측의 설명이다.

쌍용건설은 가변형 벽체와 파우더룸, 엘리베이터 공간 등을 추가, 세대당 면적을 5∼7평정도 넓힐 계획이다. 또 지하주차장을 신설 기존 주차장을 조경공간으로 꾸미고 헬스클럽과 골프연습장, 주민공동시설 등 부속시설도 새로 지을 계획이다.

전체 공사 금액은 188억원으로 가구당 평균 8,700만원 정도의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리모델링 이후 아파트 가치 상승분에 비하면 결코 높은 부담금이 아니라는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무엇보다 가구전체가 규격화된 재건축과 달리 맞춤형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시공사가 가구별로 원하는 내부구조는 물론 인테리어, 마감재 사양까지 리모델링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단지내 조경과 기타 시설물 유지가 가능하다.

추진위 남상배 사무총장은 "손때가 묻은 아파트 외관 및 조경유지, 재건축으로 인한 사회적 낭비 등을 고려해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하고 "단지내 수목 등 주변 환경훼손을 우려한 입주자들의 의견도 크게 반영됐다"고 덧붙했다.

현재 87%에 이르는 주민동의율을 보이고 있는 이 아파트는 내년3월 착공에 들어가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한강변 공동노후주택의 리모델링도 잇따르고 있다. 12층(층고 40m)이상의 건물이 들어 설 수 없는 수변경관지구로 묶여 사실상 재건축이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촌동 리바뷰맨션 리모델링사업은 한강변 주상복합을 리모델링하는 첫사례로 꼽힌다. 리바뷰맨션은 지난 71년지어진 지상10층규모의 주상복합으로 삼성은 상가건물로 사용되던 지하1∼지상3층과 아파트 7개층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입주민에게는 맞춤형 평면이 제공되며 주차대수도 현21대에서 56대로 늘어난다.

현재 동부이촌동 일대에는 비슷한 규모의 미만 노후 공동주택이 즐비하다. 삼성건설 리모델링사업부 권혁우 차장은 "20년이상된 노후공동주택을 중심으로 100∼150가구규모 단지들이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선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이 80년대 고급주택가의 대명사였던 동부이촌동의 옛명성을 가져다 줄 것이란게 인근 주민들이 품고 있는 기대다. 

이런 흐름에 대해 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선임연구원은 "주택법개정으로 주민동의율이 80%까지 하향조정되면서 300∼500가구규모의 단지별 리모델링이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공동주택 리모델링 현황<자료:리모델링협회, 각업체>

아파트	가구수	시공사
마포 용강	60	대한주택공사
압구정 현대5차	224	삼성물산
신사동 삼지	60	삼성물산
압구정 현대사원	72	대림산업
방배동 삼호	96	삼성물산
가스공사 평택사택	190	쌍용건설
개포 공무원	1,678	쌍용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