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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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원천 부동산

2003년 06월 05일 (목) 00:00:00

이 장

돈 버는 데는 부동산이 최고다. 98년 당시 IMF 한파와 무관하게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십중팔구 그들은 부동산으로 일가를 이루었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소규모 수공업이나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부류를 크게 나눠 보면 재벌과 샐러리맨 그리고 장사꾼이다. 기업을 일으킨 재벌이 많은 부를 축적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재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정하는 큰 부자가 너무 많다. 대형 빌딩과 상가를 소유하고 매달 수천만원, 수억원의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 100평이 넘는 호화 빌라트에 거주하고 골프장 회원권을 서너장씩 보유하고 외제 차를 굴린다.
일반 샐러리맨으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제조업을 크게 일으킨 것도 아니요, 장사를 뛰어나게 해서 번 것도 아니라면 부동산 외에는 달리 그들의 부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수많은 빌딩의 주인은 누구이고 그들은 어떻게 건물주가 될 수 있었을까. 또 서울 천지에 내 땅은 한 평도 없는데 그 넓은 테헤란로 상업지는 저마다 땅 주인이 따로 있다. 한 평에 5,000만∼6,000만원 하는 땅을 수백 평, 많게는 수천 평을 보유한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이 구축한 부의 원천과 오늘의 부는 부동산에서 시작해 부동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빌딩과 상업지를 보유하고 수천만원의 월세를 받으며 노동에서 해방돼 있는 이들을 '큰 부자'라고 한다면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며 노후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작은 부자'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이들 '작은 부자' 역시 부동산에 관한 한 예외가 아니다. 월급을 열심히 모으는 평범한 노력과 정상적인 저축만으로는 결코 '작은 부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200만원씩 월급을 받아 생활비다, 교육비다 써 가며 어느 천년에 5억원을 모을 수 있겠는가. 집을 사고 팔았든, 아니면 좋은 입지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든 간에 한두 차례이상 부동산을 옮겨 타는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부동산이 부의 원천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얘기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외국의 경우에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부동산이 부자를 만드는 것은 동서고금에 변하지 않는 진리다.
석유 발굴로 시작해 한때 세계 최고의 재벌이었던 록펠러나 강철왕 카네기가 부동산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부동산을 학문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원전격에 해당하는 책이 있다. 4∼5년 전 번역본이 출간된 바 있는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이 그것이다. 120년 전인 1879년에 펴낸 책으로 헨리 조지는 당시에 도시가 만들어지고 산업이 발전하는 등 눈부신 진보가 이루어지는 데도 빈곤층이 늘어만 가는 이유를 밝혀 보려는 의도로 집필했다고 한다.
헨리 조지는 토지의 편중이 부의 편중을 낳았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진보와 빈곤은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수레의 두 바퀴'라고 결론을 내렸다. 헨리 조지의 예측은 120년이 지난 오늘의 사회 현상에 비추어 봐도 너무도 정확히 들어 맞는다.
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토지와 건물을 가진 사람들은 매월 수천만, 수억원의 세를 받아 고금리 상품에 운용해 더욱 배를 채웠다. 반면 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 봉사하는 샐러리맨은 부동산을 갖지 못한 죄로 허리띠를 두세 땀은 줄여야 생존이 가능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부동산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내 집 마련에 그토록 열심인 것도 단순히 살 집을 찾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토록 염원하는 내 집 마련에는 집 값 상승으로 인한 양도차익 기대감이 잔뜩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던 IMF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고꾸라진 듯 싶자 부동산에 대한 관심 자체를 거두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었다. 하지만 이는 평생 후회할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증권가에 'BLASH'라는 격언이 있다. 머리글자를 딴 합성어로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Buy Low and Sell High)라는 것이다. 가장 쌀 때만 기다리다가는 백전백패임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적당히 싸다' 싶을 때 사 놓고 '제법 올랐다' 싶을 때 팔아야 한다.
부동산 정보 수집을 게을리 하면서 매수매도시기를 찾아내기란 불가능한 노릇이고, 또 아무리 부동산 정보 구축에 열심을 내더라도 시점을 정확히 꼽을 수는 없다. 주식도 마찬가지 아닌가. 바닥을 기다리다가 투자 시점을 놓치기 일쑤다. 특히 부동산 값은 바닥이 여긴가 싶기 무섭게 치고 올라간다. 또 금액 규모가 크고 '뜬다' 싶으면 일시에 매물이 회수돼 버리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그것으로 5년 또는 1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작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1990년대 후반 어느 샐러리맨이 던진 수수께끼 한 토막. '잡으려면 멀어지고 포기하니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바로 아파트란다. 그렇게 아파트 한 채 장만하려고 열심히 노력했건만 2∼3년 저축해 살 만하면 수천만 원이 올라 저만큼 앞서가기가 몇 차례던가.
아파트를 구입할 운명이 아니려니 하고 포기했더니 IMF가 터지면서 어느 틈엔가 아파트 값이 사정권에 들어와 있더란다. 비단 아파트뿐이겠는가. 절반 이하로 값이 떨어진 부동산 상품이 수두룩했다.
2∼3년 뒤 IMF의 위기를 무사히 극복했을때. '부동산 값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 그 상승폭이 은행이자 수준을 훨씬 능가하였다. 부동산에서 관심을 끊는 순간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놓치고 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