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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계 해묵은 항변 수용되어야

2003년 06월 02일 (월) 00:00:00

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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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계에 세무조사 한파가 밀어닥치자 업소가 속속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부동산투기에 관련된 대책 중 하나가 중개업소의 세무단속이 된지는 꽤 오래된 이야기이다.
중개업계는 단속이 있을 때마다 영업을 중단하는 것 또한 관례로 되어버렸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몰지각한 중개업자들이 투기세력에 가담하여 전초병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 중개업자들은 단속이 있을 때마다 본의 아니게 가족·친지로부터 범죄에 공모한 사람처럼 민망해 해야하고 전문직업인으로서 자존심을 깡그리 말살 당해야 하는 곤욕스러운 지경에 빠지고 있다.
대부분 무허가 중개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는 이들 투기세력 때문에 허가를 받고 성실하게 중개행위를 하는 대다수 중개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대다수 당국자들도 알만큼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이제 당국은 중개업계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이유 있는 항변에 귀기울여야 하며 이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과 투기차단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단속기간동안 허가 받고 성실히 중개행위를 하는 중개업자들이 문을 닫고 잠적하는 이유는 대략 2가지 정도의 큰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시범적으로 걸리면 크게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두번째는 열악한 경영환경에서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기준에 맞게 조사관련 서류를 모두 구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처음 이유는 우리 중개업법이 단속 위주로만 되어 있어 조금만 의욕적으로 중개업을 하려는 사람은 탈법이나 편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사를 받으면 수많은 관련법 중 무언지 모르지만 한가지는 적발될 것이라는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두번째는 우리나라는 법인이 아닌 개인 중개업소가 전체의 81%이며 개인 중개업소의 경우 종사인원이 1~4명인 경우가 전체의 84%나 되기 때문에 그들은 생존을 위해 우선 영업을 하는게 주목적이지 영수증 등 각종 서류를 구비하는 것은 차후문제이며 바쁘면 지나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큰 이유이다.
즉 엄격한 단속이나 규제 위주의 중개업법과 업계의 영세성이 단속·잠적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를 기초로 업계의 해묵은 항변은 중개업자들이 투기를 부추길 힘이 없다는 것이다.
영세한 중개업자가 사무실 유지에 바쁘지 언제 무슨 돈으로 투기세력에 가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6만명에 가까운 중개업자와 그 보조원 4명, 그들의 가족이 평균 4명이라면 중개업의 수수료를 기초로 생활하는 사람은 대략 1백만명 정도이다.
이들이 떳떳하게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고 수수료를 현실화하고 관련협회의 자체단속이나 자정노력을 지원하고 보완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부동산 기본법'을 제정하여 관련 서비스 업종간의 통합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각종 이익단체들이 제목소리를 내는 현실에서 중개업계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당국은 곤욕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은 미결수나 범법자로 일반 국민들에게 인식될 수 없다는 중개업계의 해묵은 항변은 수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