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4.28 일 17:59

홈 > 뉴스 > 뉴스 > 건설

신뢰성 잃은 집값 대책

2003년 05월 20일 (화) 00:00:00

김원군

정부가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분양권 전매금지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 놓은 이후 외관상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매수 매도세가 크게 위축되는 등 약발을 받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정반대의 양상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잠시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몸을 피할 뿐 느긋한 표정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지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1년도 못가서 여러차례 바뀌어 왔다"며 "이 때문에 관망세가 작용해 매물을 회수하고 있을 뿐, 분양가에 큰 영향을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몇 개월만 참고 기다리면 정부가 경기진작을 위해 분양권 전매금지를 해제할 것이고 그때가서 팔 경우 높은 프리미엄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 매도 매수가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이유로 투기과열지구의 매물은 자취를 감추는 대신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풍선효과에 따라 분양권전매가 가능한 비투기지역이나 주상복합 아파트로 시중 여윳돈이 몰리고 있다.
실제 분양권전매금지 발표후 1주일만에 경기도 구리시지역의 경우 프리미엄이 1,000~2,000만원씩 올라 평균 24평형 기준으로 1억5,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주상복합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분양권 전매금지 이후 처음 분양신청에 들어간 마포트라팰리스의 경우 접수 첫날 1만여명이 몰려들면서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가 투기세력을 비투기과열지구와 주상복합아파트로 끌어들인 셈이 됐다.
정부가 건설 경기진작을 이유로 분양권 전매금지를 허용한 것은 1998년 8월의 일이다. 그후 투기과열을 막겠다며 투기과열지구기정,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등 땜질식 처방을 쏟아냈던 정부는 급기야 5년전으로 회귀했다.
다람쥐 체바퀴식 돌아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신뢰하는 국민은 어느정도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