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흥인,덕운상가 입점상인 천여명이 지난 28일 동대문운동장 앞에서 시위를 가졌다.
최근 시공사 선정까지 마치며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던 동대문 흥인·덕운상가 재건축 사업이 조합의 일방적인 홍보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흥인·덕운상가에 대한 재건축 사업을 추진중인 동대문 중부상권 재건축조합은 지난 4월14일 대우건설과 '공사도급 가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실상 점포주들의 동의율이 60%선인데다 상인들의 반발이 심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흥인·덕운상가 총 9개층 각각의 상인회장단들이 모여 지난 2월 흥인·덕운상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재건축 철회를 외치며 상인·점포주들에게 재건축 동의 철회를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해 조합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공사도급가계약을 맺은 대우건설은 상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서둘러 각 언론사에 '가계약'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입점상인들의 입장을 적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뒷수습에 나서는 해프닝을 벌였다.
비대위, 상권을 죽이는 재건축이다
비대위는 조합이 추진하고있는 재건축 사업이 조합측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상권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할대로 비대해진 동대문상권에서 '제살뜯어먹기 식'으로 상가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대형쇼핑몰을 건립하겠다는 논리 자체가 스스로 불속으로 뛰어드는 처사라는 것.
흥인·덕운상가는 재건축시 점포구 3,000여개, 지하6∼지상17층의 대규모 쇼핑몰로 탈바꿈한다.
동대문 관광특구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에 위치한 상가의 공실률은 25%(약8,000여개)이며, 올해에는 약 1만5,000여개 점포가 문을 닫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소매상권으로 자리를 잡은 쇼핑몰도 매출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조합측이 말하는 사업성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지 의문이다"면서 "최근들어 조합측이 미동의 점포주에게 미동의시 매도청구소송 등의 불이익이 따를 것이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해 동의율을 높여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는 지난 4월28일 '흥인·덕운상가 시장 재건축 사업시행 구역선정과 관련한 반대 시위'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는 흥인·덕운상가 입점상인 총 1,127명 중 1,000여명이 참석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측이 일부 언론을 통해 재건축 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보도하는 등 사실을 왜곡해 이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재건축 사업의 조기철회가 어려울 경우 참여연대 등 사회단체와 연대해 활동해나갈 방침이다.
조합, 대부분의 점포주들이 동의한 일
조합측은 비대위 주장을 과장된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애초에 주주총회를 거쳐 흥인상가 93%, 덕운상가 91.2% 등의 재건축 사업 동의를 받아냈으며, 현재 약 64%의 동의률을 얻어 중구청에 사업시행구역선정 추천신청을 냈다는 것.
수년전 용적률이 묶여 못했던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상인들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또 2001년 개보수 공사를 할 당시에도 재건축에 대한 요구가 높았으며, 상인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협상에 응할 것이라 밝혔다.
조합측 관계자는 "중소기업청에 의해 구역선정을 받는 기간(약 40일)동안 입점상인들과의 협상테이블에 나가는 것 외의 다른 활동은 예정돼있지 않다"고 밝혔다. 조합측이 상인들에게 제시하는 피해최소화 방안은 ▲입주권 보장 ▲상인들이 선정한 감정평가사에 의한 적절한 보상 등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조합측이 신청한 사업시행구역추천신청 자체를 반려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구청의 임무가 추천인 만큼 상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추천서를 작성, 중소기업청에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