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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락 증시 대응방법

2003년 04월 30일 (수) 00:00:00

박용완

이라크전 이후 한국증시는 추세적으로는 전쟁랠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시장의 경우 전쟁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3월 11일 이후 나스닥 지수가 16% 상승하였다. 그러나 홍콩, 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는 사스의 충격으로 미국시장에 비해 주가상승률이 크게 낮은 편이다.
같은 기간중 중국증시는 3.4% 하락하였고, 홍콩의 항생지수는 1.3%, 대만의 가권지수는 1.4% 하락하였다. 일본증시도 3.2% 하락하였다. 미국증시와 아시아 증시간의 차별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한국증시는 12% 상승하였으나 미국시장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승과정에서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경제가 전체적으로는 사스의 영향권에 놓여 있고, 여기에다 북핵문제의 불확실성까지 겹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자본시장에 외국인 자금의 참여 폭이 확대되면서 한국증시도 미국시장과의 동조성이 매우 커졌다. 실제로 전 세계 증시의 동조화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인자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동이다. 통상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하게 되면 미국시장 내에서 주식형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커지게 되고, 글로벌 펀드의 경우 아세아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게 되어 한국증시도 동반 상승하는 메커니즘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외국인 투자형태를 보면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투자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거래소 현물시장에서 금년들어 4개월 동안 2조1,000억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으며, 4월 한달 동안만 해도 9,4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였다. 이러한 외국인의 투자행태는 북핵문제와 사스 확산에 대한 우려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전세계 자본시장을 상대로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 입장에서는 굳이 여러가지의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한국시장에서 주식투자를 할 이유가 적을 것이다.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인 사스는 아시아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사스 감염이 가장 많은 아시아 국가의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4일 세계은행은 사스를 주요 이유로 들어 올해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였다. 세계은행은 사스 충격은 이라크전처럼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경제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시아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의 5.5%에서 5.0%로 낮췄다. 이는 지난해의 5.8%에 비해 0.8%포인트 낮은 것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GDP 성장율 전망치를 지난해 8%보다 낮은 7.2%로 낮추고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해의 2.3%에서 각각 2%와 1.7%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총수출 가운데 아시아에 대한 수출비중이 47.6%를 차지하고, 대중국수출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사스 영향권에 있는 국가인 중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4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27%에 달한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아 중국의 사스 확산이 지속될 경우 수출에 적지않은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연쇄적으로 소비위축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 50%의 증가세를 보이던 대중국 수출이 4월 1~20일 기간중에는 20% 증가에 그쳤다.
미국 증시는 이라크전 종결 이후에도 비교적 견조한 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기업들의 1사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을 뿐아니라 미국의 내수경기를 판단하는 중요지표인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3월의 61.4에서 4월에는 예상치 70을 상회하는 81로 상승하여 12년만에 가장 큰 폭의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당분간을 비교적 견조한 상승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시도 미국경제 회복 기대감과 나스닥 지수의 상승과 맞물려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스와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상승 강도는 미국시장에 비해 약할 것으로 보여지고, 사스의 확산 정도와 북핵문제의 해결 방향에 따라서 변동성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주식보유비중을 늘리되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고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견지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