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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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경쟁력 강화 필요

2003년 04월 26일 (토) 00:00:00

조명래

1997년 IMF위기를 전후로 전국대비 서울의 경제력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전국대비 지역총생산, 사업체수, 종사자수 비중 모두가 하락하고 있다.
현재 서울의 제조업 생산성은 전국 15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이며 사업체 당 부가가치도 제주를 제외하면 생산성이 가장 낮다. 위기 이후 서울경제가 겪는 변화의 핵심은 탈산업화와 산업구조의 노후화로 집약할 수 있다. 지구화 시대 국가경쟁력은 도시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수도로서 서울 경제의 위축은 국가 경쟁력의 위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서울경제의 경쟁력 강화는 국가적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대도시 경쟁력은 생산요소가 풍부하고 시장이 크며 핵심산업 및 관련 서비스산업이 강하고, 또한 공공 서비스와 기반시설이 충분하며, 생활의 질이 양호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활동이 쉽게 집적할 수 있는 도시역량을 갖출 때 가능하다.
서울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경제구조 전반이 취약해지면서 동시에 다차원에서 경쟁력에 관한 도전을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경제의 활성화는 위기 이후 첨예해지는 국내외의 경쟁을 선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크게 보면, 서울경제의 경쟁력은 하드웨어로 경제 시스템 전반의 질적 개선을 통해 확보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도 입체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이 두 가지 토대를 바탕으로 서울경제의 경쟁력은 3가지 차원으로 실제 강화되어야 하는 바, 그 각각은 현재 서울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활성화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첫째, 서울경제의 경쟁력 강화는 우선 위기 이후 가속화되는 경제의 세계화(혹은 지구화) 흐름에 한국경제를 순조롭게 연계될 수 있는 것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12대 국정과제의 핵심이 동북아경제중심국 건설이기 때문에 서울경제는 바로 동북아 중심국 건설을 실제 완성하는 역량이 되어야 한다.
서울경제가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기능하기 위해 도심부에 국제업무지구를 조성하고 허브기능을 담당할 금융·물류·정보산업을 집중육성하며 국제금융기관이나 다국적 기업의 본사를 적극 유치하되 이를 위한 국제업무환경이 종합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서울을 자유스러운 국제업무도시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에 관련된 서울시의 행정권한 및 정책결정권한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둘째, 서울경제의 경쟁력 강화는 국가경제 전반의 혁신과 경쟁력을 선도하는 중추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현 정부는 행정수도를 이전하고, 서울을 경제수도로 육성하겠다고 함에 따라, 서울경제의 경쟁력 강화는 한국경제의 중추기능을 명실상부하게 담당하는 것으로 구현돼야 한다.
앞으로 서울경제의 중추기능은 지금까지의 정치경제적 논리 대신 경제 기술적 논리에 의해 뒷받침 되어야 하며, 또한 지방경제와 유기적 협력과 균형적 관계를 가져야 한다. 경제수도에 걸맞은 서울경제의 경쟁력은 서울만이 경쟁적으로 구비하고 있는 인력, 시장, 기술여건을 활용해 선도적이면서 고부가가치 형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제활동은 이미 경제위기 이후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창업되어 번창하고 있는 문화산업, 전문서비스업, 패션산업, IT, ET, NT 등의 첨단기술을 이용하는 벤처산업들의 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서울이 지니고 있는 입지여건과 기업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는 이러한 산업들은 기존 산업의 지식집약화와 벤처형 신산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육성돼야 한다. 서울형 경쟁산업의 육성과 혁신환경의 조성은 그 자체로 서울경제가 지방경제와 구분되면서 국가 기술혁신체계를 선도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 바, 이를 위해 기술인력의 공급, 금융지원, 산학연 네트워크, 입지규제 및 세제규제 완화 등의 지원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서울은 인구 천만이 상주하고 있는 도시인만큼 서울경제의 경쟁력 강화는 이들을 위한 생업과 생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특히 경제위기 이후 첨단산업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서울경제에서 저기술·미숙련 노동자들이 취업하거나 저소득층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부문이 급속히 와해되었다. 이 차원에서 서울경제의 경쟁력은 바로 대도시 고용 및 소비시장이 지속 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구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의 도시형 제조업, 영세기업, 미등록사업장, 비공식부문(노점상 포함)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종합적인 육성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서울의 도시형 업종을 지정하고 도심에서도 조업을 할 수 있는 용도지역의 지정과 규제조항의 완화 및 기술적 재정적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영세기업이나 무등록기업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양성화하고 혹은 필요하다면 집단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기술, 재정적 지원책을 확대하고, 관련 업체들간의 협력 네트워크, 그리고 공식부문과의 네트워크 등을 형성할 수 있는 정책 프로그램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
한편 도시서민들의 소비생활에 안정화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소비시장의 활성화나 정비가 강구되어야 하는 바, 그 대표적인 예가 재래시장이다.
재래시장은 등록시장, 골목시장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대체로 전통상거래방식에 의거하면서 거리 풍물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경쟁력 강화의 주요 요소로 삼아야 한다.
끝으로 서울 경제의 활성화란 측면에서 부동산시장이 공식적인 도시관리의 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도시경제, 서민생활, 도시계획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은 적극적인 도시관리의 대상으로 다루어 오지 않았다. 앞으로 서울시 차원에서 각종 부동산 개발이나 활용에 공익성을 가지고 개입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전담할 공식기구의 설립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