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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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법체계 전면 손질할 때

2003년 04월 15일 (화) 00:00:00

권동순

재건축 아파트값이 다시 들먹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의 무더기 안전진단 통과를 기폭제로 과천, 개포동 등 주요 택지 지구 내 아파트 값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초, 송파 등 강남의 여타지역도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덕 주공 1,4단지가 예비 정밀안전진단을 넘어서자 여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다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 거의 확실한 것도 한몫을 했다.
실제 은마 아파트의 '재건축불허'판정으로 힘을 못쓰던 인근 개포 주공의 경우 한 주일 새 1천만원 이상 오른 3억7천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악명을 떨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또 다시 주택시장을 교란하게되면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차제에 현행 재건축 관련 법체계를 전면 손질하여 "재건축은 무조건 돈이 된다.'는 식의 폭리구조의 개선을 통해 재건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고쳐나가야지 지금처럼"20년이다, 30년이다."하는 시기연장 등 임시방편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게 되었다.
우선 투기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수익에 대한 철저한 과세를 강조하고 싶다.
재건축의 주목적이 안전한 주거확보에 있다면 그에 따른 수익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것이라기 보다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재건축 자체가 공개념 차원에서 이해되지 않고는 '노다지'기대감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재건축시기에 대한 조정이다.
살만하든 그렇지 않든 20년만 되면 일단 재건축을 생각하게 하는 현행 법체계를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말이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는 평균 23,4년만에 재건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관행이라는 게 한결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에 오래 머무는 외국인의 상당수는 한국사람들은 날만 새면 헐고 부수는 궁리만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은 지 얼마가 되었냐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구조적인 안전성을 재건축 허용의 판단기준으로 삼아야함은 상식에 속한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안전성을 가늠하는 잣대와 투명, 형평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정부는 최근 20년짜리 장기 주택담보대출제도 도입과 국민주택기금대출금리 1-2%포인트 인하방침을 밝힘으로써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벌써부터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행정이란 말도 떠돈다.
부동산 정책은 임기응변이나 즉흥적이어서는 안 된다.
재건축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마당에 행여 불난 데 부채질하는 행정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거듭 밝히거니와 정부는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폭리구조의 개선에 적극 나설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