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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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주거환경정비법 시행기 즈음하여

2003년 04월 01일 (화) 00:00:00

송현담

우리나라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은 주택재개발사업, 공동주택 위주의 주택재건축사업, 그리고 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이들 사업은 유사한 노후·불량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시책임에도 불구하고 일관성이 결여되고, 상호 연계성과 종합계획 없이 추진되어 도시교통·환경·미관 등의 도시문제를 발생시키고 난개발 등 외부불경제를 야기시켰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이런 주거환경정비사업은 최대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성에 치중했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건축기준 등에 대한 각종 특례규정으로 주거환경 및 도시경관을 더욱 악화시키고, 저소득 주민의 재정착률이 저하되는 등의 역기능도 초래되었고, 재개발·재건축은 투기를 조장하고, 난개발로 인한 기반시설의 부족, 환경파괴 및 자원낭비를 야기시켰다. 특히 강남지역에서는 투기 및 아파트 가격의 폭등 현상을 유발하였다.
또한 건설업체간 과다한 수주경쟁과 조합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각종 비리와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였고, 일부 시공사와 조합의 유착·결탁으로 조합원 부담액 증가와 이를 둘러싼 민원이 끊임이 없었다.
이러한 주거환경정비사업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재개발·재건축·주거환경개선사업 관련법을 통합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주거환경정비법)을 제정하여 금년 7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주거환경정비법의 기본 취지는‘선계획·후개발’과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개선된 제도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재건축사업도 재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10년 단위로 수립하도록 했다. 특히, 재건축사업의 경우 300세대 이상 또는 1만㎡ 이상의 사업은 반드시 정비구역을 지정하여야 한다.
시행주체는 조합의 단독시행으로 변경하고, 시공사는 경쟁입찰로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선정하게 되며, 조합은 법인화하여 소송이나 계약에 주체로 참여할 수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실시여부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결정하되, 필요한 경우 시·도지사가 사전에 평가하도록 하였으며, 안전진단 대상은 건립된지 20년 이상, 안전진단 결과는 일상적인 유지관리나 리모델링, 재건축유보, 재건축 실시로 구분하였다.
아울러, 소유자간의 권리관계와 투명성 확보 및 부당한 공사비 증가방지를 위해 재건축사업에도 관리처분계획인가제도를 도입하고, 추진위원회에서 조합으로 업무인계시와 사업시행인가시, 그리고 준공인가후에는 외부전문기관의 회계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하였다.
또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컨설팅)을 제도권으로 흡수해 전문가가 조합설립, 사업성 검토, 사업시행인가 등을 대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미비점이 없지는 않다. 우선 첫째, 재건축사업의 시행이 엄격해 짐에 따라 주택공급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본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조속히 완료하여 재건축사업의 과도한 제한으로 오는 부작용을 최소화 해야한다.
둘째, 안전진단의 의미와 재건축의 결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비계획수립시 안전진단을 병행하여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안전진단과 사회·경제적 요소를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여 객관적인 평가기준으로 점수화하여 재건축을 결정하고, 지역여건을 고려하여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공동주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재고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정책을 명확히 하고, 일관된 정책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조합의 시공사의존형 사업시행에서 조합중심의 사업시행으로 변경됨에 따라 국민주택기금과 정비사업기금 등 간접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지만 예견되는 시행착오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시정조치는 빠르면 바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