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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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건립 시-자치구 갈등

서울시 지역이기주의에 노원구 슬럼화 맞서

2003년 02월 26일 (수) 00:00:00

전성필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임대아파트의 건립을 두고 사업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서울시와 건립계획자체를 반대하는 노원구측 간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임대아파트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노원구에 또다시 대규모 임대아파트를 건립, 지역 슬럼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노원구가 지역 이기주의만을 앞세워 개발계획을 가로 막고 있다"며 "서울지역에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턱없이 부족만 만큼, 계획대로 그린밸트를 해제해 대규모 임대아파트를 건립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밸트 해제에 따른 임대아파트 건립을 두고 서울시와 노원구간의 첨예한 대립은 지난해 10월 18일 서울시가 노원구 상계동을 비롯한 6개 지역의 그린밸트 해제와 임대아파트 건립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노원구는 서울시가 그린밸트를 해제하고 임대아파트를 대규모로 건립할 경우 낙후된 노원구의 슬럼화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집단 반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양기관의 갈등은 서울시가 지난 5일 그린밸트 해제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안을 밝히면서 또다시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서울시는 노원구 상계1동(노원마을), 노원구 중계동(104마을), 강동구(강일마을), 은평구 진관내·외동, 구파발동, 구로구 천왕동 등 6개지역에 대해 총 2만1,500가구(임대 1만3,800가구, 일반분양 7,750가구)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원구를 그린밸트 1순위로 우선 선정하고 다음달 시의회 의견 청위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끝나면 곧바로 내년 상반기에 중계본동(104마을)의 아파트 1700가구(임대750, 일반분양 950가구) 건립에 들어간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이에 대해 노원구가 서울시의 임대아파트 건립계획 자체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개발계획과정에서부터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재정여건이 열악한 노원구에 대규모 임대 아파트를 건립, 재정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는 시가 추진중인 강·남북간의 균형발전시책과도 정면으로 배치 된 행정행위"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노원구의 임대주택수를 보면 시 전체의 21.4%로 25개 자치구중에 1위다. 또 노원구지역의 전체 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25.7평이하의 국민주택규모아파트가 92.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재정자립도는 33.2%에 그쳐 서울시평균(52.9%)보다 크게 낮은 상태다.
노원구의 반발에 대해 서울시는 일부 보완을 통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며 노원구 달래기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건립 계획 자체를 수정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지자체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임대아파트의 허용층수를 완화해 12층이하 중밀도로 개발키로 했다. 또 임대와 일반분양비율을 기존 2:1에서 1:1로 하고, 종전 18평이었던 전용면적을 25.7평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것이 임대아파트 건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노원구를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양기관의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한 임대아파트 건립 반대 건의를 무시한채 건립을 강행할 경우 주민들의 집단반발을 부추길 뿐"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