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12 일 21:40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상장 건설업체 작년 사상최대 실적

전문가칼럼

2003년 02월 26일 (수) 00:00:00

박용완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건설업 수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이 종전 최대치였던 97년 수준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해 국내 공사 수주액이 83조1,492억원으로 전년보다 22.6%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7년의 종전 최대기록 79조 9,000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97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외환위기를 맞아 98년 47조9,000억원으로 급감하였다. 99년부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그동안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공사수주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주택경기 활황에 힘입어 민간 건설부문이 급팽창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공공공사 수주액은 30조8,543억원으로 3.2%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민간수주는 52조2,957억원으로 37.8%나 증가했다.
상장건설업체들은 수주실적이 호조를 보였을 뿐 아니라 이익면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였다. 대우건설, LG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4개 대형사가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였을 뿐 아니라 중소형 건설사 가운데에서도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회사들이 많았다. 대형 5개사 합계액을 기준으로 볼 때 매출액은 전년대비 2.5% 감소하였으나 이는 현대건설이 내실경영을 목표로 해외건설 비중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고 대부분의 업체들은 외형이 증가하였다.
영업이익은 2001년 4,343억원에서 2002년에는 1조 956억원으로 152% 증가하였다. 이는 현대건설이 2001년에 과거의 부실요인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3,826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던 데 반해 2002년에는 원가율이 대폭 개선되어 흑자전환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경상이익은 9,389억원 적자에서 8,31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개선 폭에 비해 경상이익 개선 폭이 훨씬 큰 이유는 건설회사들의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되어 차입금 수준이 크게 낮아지고, 금리하락까지 겹쳐 영업외수지가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건설은 2001년에는 과거의 부실요인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경상적자를 기록하였으나 2002년에는 경상이익이 356억원으로 미약하나마 흑자전환에 성공하여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도 2001년 451억원의 경상적자를 보였으나 2002년에는 경상이익이 2,000억원 수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였다. 주택경기 호전에 따른 매출 호조로 영업이익이 44% 증가하고 차입금 감소 효과로 금융비용도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LG건설은 2001년 경상이익이 2,111억원으로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이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증가 폭은 크지 않았지만 2002년에도 2,451억원의 경상이익을 실현하여 전년대비 16% 증가하였다.
대림산업은 해외공사가운데 적자 공사였던 카룬댐 공사가 완공되면서 단위공사에서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 감소하였지만 유화경기 호전에 힘입어 여천NCC 등 유화부문 자회사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지분법평가이익이 대폭 늘어나 경상이익은 1,935억원으로 전년대비 139% 증가하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주택경기 호전에 힘입어 매출원가율이 크게 떨어지고 차입금 축소로 금융비용도 크게 낮아져 경상이익이 1,572억원으로 536% 증가하였다.
2003년에는 건설업체들의 수주실적이 지난해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토목부문의 공사물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꺽여 건축부문의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산업의 특성상 2002년에 수주한 공사 물량들이 공사 진행과 더불어 2003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이익은 2003년에도 사상최대 이익을 경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
고려대 대학원 경제학석사, 대우증권 기업분석팀 건설/부동산담당 애널리스트(전), 대우증권 기반산업팀 팀장(전), 대우증권 건설/서비스/금융팀 팀장(현), CFA(미국 재무분석사) 자격 취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