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4.28 일 17:59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행정수도 투기대책 융단폭격 유감

건전투자 유도위한 완화된 정책기조 견지해야

2003년 02월 11일 (화)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정부는 지난 5일 대전 노은지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17일부터는 충남일원을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이런 투기억제 원칙에 반대할 사람이 없다. 문제는 행정수도 이전후보지역의 이 같은 투기대책이 융단폭격식 중복규제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충청일원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기약할 수 없는 침체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의 부동산 경기대책은 하루아침에 뜨거운 열탕이 차가운 냉탕으로 변화해 왔다. 투기억제대책이 나왔다 하면 융단폭격 식이고 부동산 경기부양대책이 나왔다 하면 폭포수처럼 쉼 없이 쏟아졌다. 이제 우리 부동산 관련 대책도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예측가능하기 위해서는 저금리로 인한 부동자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며 부동산관련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서 규제와 완화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역에 대한 투기억제 대책도 이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역중 하나인 대전 일부지역의 임야가 대통령선거 이전인 지난 12월초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10%이상 급등했고 천안시 목천읍도 5만원에서 많게는 6만원으로 20% 가까이 급등했다는 보도이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충청권 6개시 5개군은 이미 지난달 16일 토지거래 동향감시구역으로 지정되었던 곳이다. 아직 후보지역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고 있는 이런 투기조직에 대해서 정부당국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달만에 토지거래 동향감시구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로 바뀌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본다.
또 이런 성급한 조치가 투기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투기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뇌동의 원인이 될 수있다. 부동산 가격의 특성상 일부지역의 가격이 오른다 하여 전체지역의 가격이 무분별하게 오르지는 않는다. 보도에서 보는바와 같이 예정된 허가대상지역의 땅값은 4∼20%까지 차등적으로 올랐다. 그것도 실제 거래 사례가격인지 호가를 중심으로 한 가격인지 확실치 않다. 물론 호가가 어느 시점에서는 거래사례가격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특수층이다. 일시에 투기자금이라는 큰 돈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하고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하며 현지에서 적당한 매물을 싼값에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고루 갖춘 사람이 아니면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 수 없다. 이렇게 삼박자를 두루 갖춘 계층은 토지거래동향감시구역지정 만으로도 쉽게 시장에서 발을 뺀다고 봐야 한다.
당국이 요란하게 투기억제책을 쓰면 쓸수록 이런 투기계층은 한 발 앞선 또 다른 탈법과 합법을 가장한 편법으로 투기에 나서거나 시장을 외면할 것이다. 그러나 순진한 일반 투자자는 막차를 탄다. 그래서 이런 법이나 제도를 강화하기 보다 시장원리에 맡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번 융단폭격식 규제조치가 성급하다고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모처럼 충청지역의 부동산경기가 활성화되려는 시점에서 추가규제대책이 나오면 이 지역에 또 다른 소외감을 줄 수 있으며 이 지역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충청일원 등 중부권으로 행정수도가 이전되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 대한 재정투융자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간이 참여 해야한다.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투자이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투자이익은 종종 투기로 부풀려질 수 있으나 투기의 요인이 없이 민간투자를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지역에 대한 규제는 서울 강남의 땅값과 집값이 천장부지인 점을 감안하면 악성 투기요인만 제거한 상태에서 강력한 투기억제정책은 한 템포 느리게 가야한다. 서울이나 수도권은 땅값이 특정지역의 경우 평당 천 만원 이상 오른 경우가 허다한데 충정일원의 땅 값이 평당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올랐다하여 강력한 투기억제책을 쓰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 리츠 등을 활성화해 부동자금의 물꼬를 트고 투기가 아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완화된 정책기조를 견지하면서 양도소득세 등 사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