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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과열 실거주자 신중해야

가수요 몰려 수백대 1 경쟁

2002년 12월 10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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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주춤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상복합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수십대, 수백대 1에 이르는 등 갈수록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과 같은 각종 첨단시설 및 원스톱 라이프의 주거 편익시설이 제공되는 주상복합아파트가 고급 수요층의 인기를 끌자 잠실을 비롯해 목동 등지에서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이 과열양상에까지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상복합 열기에 대해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주상복합 시장으로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가 분양권 전매 제한 등으로 투자가 자유롭지 않은 데 반해 주상복합아파트는 아직 전매 제한이 시행되지 않고 있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나 임대 투자자들이 수익형 투자상품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물이 우후죽순격으로 급증하고 분양시장의 과열양상이 계속되면서 인근 지역의 교통난 심화와 교육시설 부족 등 주상복합 과잉 공급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들도 적지 않게 대두되고 있다.

◆교통난 및 교육문제 야기
현재 주상복합건물은 주거면적이 90%만 넘지 않으면 공동주택이 아닌 일반건축물로 분류, 주택건설촉진법에서 정한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고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만 받으면 지을 수 있게 돼있다. 이처럼 주촉법의 적용을 받지 않다보니 용적률 제한에서도 자유로와 40∼50층대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봇물을 이루게 되었으며, 결국 심각한 주차 및 교통난이 야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입주를 시작한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경우 입주 초기에 비해 눈에 띄게 차량이 늘면서 저녁 시간이면 지하 2층까지 주차장이 붐비고 있다. 지역주민에 따르면 도곡역 사거리 등 이 주변의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당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중에는 이미 새벽부터 출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상복합의 과잉 공급에 따른 교육문제도 심각하다. 주촉법상 공동주택에서 제외되는 주상복합의 경우 학교 설치 기준에 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교육시설이 매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건물간 거리 규정이 넓지 않아 사생활보호가 되지 않고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위락·상업시설에 쉽게 노출되는 문제점도 나타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수요자에게 큰 피해
최근의 주상복합 과잉 열기로 인한 또다른 문제점은 주상복합 청약에 몰려드는 대부분이 실수요자가 아니라 단기 투자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결국 분양권 가격 상승만 유발시켜 마지막 실수요자에게 큰 타격을 입힌다는 지적이다.
3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캐슬골드'는 전체 400가구 중 200여 가구의 분양권이 전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자 대부분이 가수요자였다는 분석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박사는 "최근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자 중 대부분은 실수요자가 아니라 분양권 전매 등 단타 매매를 노리는 단기투자자들뿐"이라며 "결국 실제 거주하게 되는 실수요자들은 높은 분양가를 떠안게 되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해 실제 입주 후의 평가가 전무한 상태로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문제점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일부 주상복합은 고급 수요층을 타겟으로 하는 등 수요층에도 한계를 보이기 때문에 일반아파트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원스톱 생활이 가능한 편의시설에 반하는 심각한 교통난과 교육문제, 분양권 전매로 인한 거품가격 등 각종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