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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주차공간 단골 홍보메뉴

아파트 값 내가 결정한다- 주차장

2002년 11월 15일 (금)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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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이 아파트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시 승용차보유 200만대 돌파, 서울시민 5명중 1명은 자가용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주차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입주 13년인 신당동의 H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이 없어 지상은 낮에도 이열주차, 가로막기 주차로 주차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주민은 "최근 외벽도색과 단지 조경을 새로 해 아파트 외관은 깨끗해졌지만 주차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불편함이 크다"고 말했다 .
서초구 반포동의 H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1가구 2차가 추세가 확산되면서 주차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외부차장의 아파트 진입을 막기 위해 단지 진입로마다 경비원은 물론 CCTV를 통해 통제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아파트의 주택관리사는 "입주민들이 외부차량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한다"며 "이는 복잡한 주차공간으로 인해 외부차량이 들어올 경우 차량파손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넉넉한 주차공간 확보는 이미 분양업체의 중요한 홍보메뉴가 됐다.
지상주차장을 없애고 모두 지하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공덕동 대우 메트로디오빌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복합단지가 갖고 있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지하 1, 2층과 지상 1, 2층에 생활편의시설을 갖추고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지하 3~7층은 모두 주차장으로 설계했다.
삼성동의 L아파트 주민은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녹지공간을 활용해 아파트 단지가 깨끗해졌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마음껏 뛰놀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하주차장을 지상공간처럼 밝고 깨끗하게 꾸미는 등 업계의 주차장을 통한 아파트 가치 상승 노력이 치열하다. 법정 주차장 규모는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모두 1가구당 1대.
한편, 주차장이 멀리 떨어져 불편할 뿐 아니라 아파트 가격도 떨어진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입주민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서부지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하주차장과 연결돼 있지 않아 주민들이 150미터 이상 떨어진 다른 동의 지하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은 아파트 매매가나 임대료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판단된다"며 입주민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본지 2002.7.30)
최근 주차장이 주차목적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활용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벌어지는 알뜰장터, 바자회 등의 행사들이 주차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차장이 주민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차장만으로 아파트 가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신당동의 공인중개사는 "주차공간이 부족한 아파트들은 대부분은 지하주차장이 보편화되지 않은 10년전에 입주한 아파트들이라 최근 입주한 아파트와 비교하기 곤란하다"며 "주차장만으로 아파트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