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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택시장 어떻게 되나

전문가칼럼

2002년 11월 15일 (금)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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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한 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했던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안정대책의 위력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장기조가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자못 관심거리이다. 일부기관들이 조사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주택가격이 올해까지는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그래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 보기 위해 내년도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내년도 주택시장은 올해와는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크게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올해 말 대선을 치른 이후 신 정부가 들어서면 올해의 주택가격 급등을 경험삼아 주택가격 안정에 더욱 매달릴 것이다.
이는 주택시장을 압박하기 위해 정부의 시장개입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민심안정 차원에서라도 주택시장 안정은 명분과 실리가 있는 좋은 정책적 목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통화환수가 이루어져 금리가 올해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다. 이같은 사실은 과거의 대선전후를 비교해 분석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과거 3번의 대선시기를 검토해 보았을 때, 대선 이후 첫 번째 분기에는 통화환수가 이루어져 금리가 올랐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물론 내년에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과거와 같은 두 자리 수의 고금리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출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택관련 추가적 대출이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주택수요자의 구매력과 구매의욕을 저하시켜 궁극적으로는 주택수요 위축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세 번째, 주택관련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부터는 주택법과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새롭게 도입, 시행되고 올해 논의되었던 주택세제 문제 등이 법제화돼 시장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될 것이다. 특히 그동안 지속돼 왔던 주택경기 부양정책의 당위성이 감소, 이에 대한 중단이나 속도조절도 이루어질 것이다.
올해 주택가격의 급등 진원지였던 강남지역 재건축이 새로운 제도 적용에 따라 추진 속도가 지연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 질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주택수요 위축(또는 주택투자 매력 감소)으로 나타나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이라크와의 전쟁이나 미국경기 침체 가능성과 관련된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로서는 국내 실물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다시금 경기부양 대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하에서 정부가 선택할 정책적 수단이 과거와는 다를 것이란 점이다.
부연하자면 기존의 주택경기 부양대책 보다는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점이다.
이는 지금까지 지속되었던 주택경기 부양대책의 후폭풍격으로 올해 나타났던 여러 가지 경제 및 사회 문제들 때문에 사회간접자본위주의 경기부양 정책을 선호할 것이란 의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추론해 볼 때, 내년도 주택시장은 올해와 같은 급등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입지적인 차이 때문에 가격 등락이 엇갈리는 지역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대세는 급등세가 아니고 안정세일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제도들이 시행되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가격 하락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내년도 주택시장과 관련된 최대 이슈 중 한가지는 신규 아파트 분양가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선 후보자가 이미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고 시장내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택시장의 상황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주택공급자와 주택 수요자간의 이해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되는 사안이라 할 수 있겠다.

프로필
홍익대학원 도시계획과 석사, 박사과정 수료, 동부건설 개발사업부(전),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 연구원(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