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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임대 민간임대 투기조장

청약예금자까지 대상넓혀 확정분양가 공급

2002년 11월 05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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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아파트는 무늬만 임대아파트다?
민간건설업체가 공급하는 민간임대아파트들이 일반아파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분양돼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인 일부 민간임대아파트들은 공급대상인 청약저축 가입자뿐 아니라 청약예금 및 청약부금 가입자까지 청약신청 대상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월 임대료를 없애고 확정분양가 방식 등을 채택해 투기를 부추길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민간임대아파트란?
민간임대아파트란 민간건설사가 짓는 임대아파트로 국민주택기금 지원여부에 따라 청약관련 사항 등에서 차이가 난다.
기금을 지원받는 임대아파트는 주택공사가 짓는 공공임대와 마찬가지로 통장가입 우선순위로 청약하고 만기가 지나야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신청자격요건에 있어서도 무주택세대주만 가입가능한 청약저축자에게 우선권이 있다. 매년 1만 가구가 넘는 임대아파트를 짓는 부영의 경우를 보면, 전용면적 18평 이하는 만기가 10년, 18∼25.7평 이하는 5년으로 당첨된 후에는 투기과열지구내 분양아파트에 1순위로 청약할 수 없다.
반면 기금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임대아파트의 경우, 2년 6개월 후 입주자가 원하면 분양전환이 가능하며 처음부터 분양전환가격으로 공급하는 등 사실상 일반아파트와 거의 차이가 없다. 또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임의대로 신청자격 등을 정할 수 있다.
주공의 한 관계자는 "민간임대는 건설사 임의로 분양방식 등을 정하기 때문에 일반아파트와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름만 임대일뿐 일반아파트와 똑같다"고 말했다.

◆현황
남양주 호평에 26평∼34평형 352가구를 공급하는 우미건설의 경우 일반아파트와 같은 방식으로 민간임대아파트를 분양한다. 특히 청약저축가입자뿐 아니라 청약예금 및 부금 등에 가입한 세대주까지 신청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월임대료 없이 입주때까지 계약금, 중도금, 잔금순서로 나눠서 납부케 해 일반아파트의 분양금 납부방식과 차이가 없다.
다음달 중순경 김포 통진에서 32평형 446가구 규모로 공급되는 신일건설의 임대아파트 '신일 해피트리'의 경우에도 신청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확정분양가 방식을 채택했다.
이밖에 용인 동백지구에서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모아건설, 용인 죽전에서 분양하는 광명주택 등 하반기 수도권 일대에서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다른 업체들도 일반아파트와 같은 방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거나 실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한 회사 관계자는 "분양전환시 분양가산정을 놓고 종종 벌어지는 입주자와의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월 임대료 없이 보증금만 받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점
기금을 받지 않는 민간임대아파트의 경우 신청자격 제한 없이 일반분양아파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투기꾼들의 투기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업체들은 임대보증금을 일반분양가 수준으로 높여 받기도 하고, 청약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줄세우기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최근 분양하는 임대아파트들의 경우, 모델하우스가 장사진을 이루며 일찌감치 접수마감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용인 죽전에서 분양됐던 보성건설 임대아파트의 경우 분당 주택전시관에서 청약접수를 받는 과정에서 떴다방들이 접수증에다 웃돈을 붙여 팔기까지 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민간건설사들이 토지매입비와 세금 등 각종 비용을 절감키 위해 민간임대로 사업승인을 얻은 뒤 편법으로 일반분양에 나선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이나 탈법은 아니지만 자칫 투기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많다"며 "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여기고 있으나 임대아파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민간임대아파트의 편법 분양은 제도적 보완 등을 통해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택 세대주들을 위해 보급되는 임대아파트 본래의 취지를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