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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해제 바로알기

전문가칼럼

2002년 11월 05일 (화) 00:00:00

신정철

신정철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와 이웃하고 있는 일본의 도시정책관련 전문가들이 가장 부러워하고 있고 또한 그 배경과 실체를 알고자 대단히 궁금해하는 정책중 하나가 개발제한구역제도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무난하게 잘 관리되어오던 개발제한구역이 일부 해제되는 대단한 변혁기를 맞고 있다. 대학 또는 전문교육기관에 강의를 하고자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비교적 도시공간정책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개발제한구역이 이번 국민의 정부 공약대로 거의 다 풀렸다든지, 거의 절반이상이 해제되었다든지 하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간혹 잘못 알고 있거나 불필요한 오해로 인한 소모적 논쟁이 주는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해제하는 곳은 해제하더라도 보존해야할 곳은 철저히 보존한다는 원칙아래 추진된 이번 개발제한 구역의 조정은 그 내용을 알고 보면 철저하게 환경보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해제를 하고 있다. 전면해제방식, 우선해제방식, 부분해제방식이 그것인데 각각에 대한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면해제방식은 표현되는 용어의 의미와 같이 개발제한구역을 전면적으로 해제한다는 뜻이다. 1972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개발제한구역은 14개 권역 즉 수도권, 부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 울산권, 마산·창원·진해권, 춘천권, 청주권, 전주권, 진주권, 통영권, 여천권, 제주권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전면해제방식은 많은 전문가에 의한 수많은 협의를 통하여 14개 권역중 인구 100만 이상의 7개 광역도시권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권역 즉 춘천권, 청주권, 전주권, 진주권, 통영권, 여천권, 제주권의 개발제한구역을 전면적으로 해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면해제 이후 해당 도시권별로 도시기본계획의 수립 등 후속조치가 병행되기는 하지만 해제 이후부터는 더 이상 개발제한구역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들을 수 없는 도시권역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면해제방식에 의한 7개 권역의 해제면적은 대략 1,100㎢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둘째, 우선해제방식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데 있어서 해제이전 또는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난개발 등의 부작용에 대비하여 사전 또는 사후요건을 강화하여 해제를 붙잡고 늘어지는 문제점을 철저히 배격하는 방식 즉 특별한 규제조건없이 최우선적으로 해제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우선해제방식의 주요대상으로는 대규모취락 즉 300호 이상 또는 인구 1,000명 이상의 취락, 개발제한구역 설정당시 잘못 설정된 경계선 관통취락, 안산시, 창원시의 산업단지, 부산시 기장군과 울산시 울주군의 고리원전 주변지역 등으로 열거할 수 있다. 집단취락의 경우 개발제한구역내 주민의 민원해소차원에서 대규모 취락 뿐만아니라 20호 이상 규모의 취락으로서 밀도기준 10호/ha 이상의 중규모취락에 대해서도 우선해제방식으로 해제가 가능하거나 취락지구형태로 개발제한구역의 존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그 조치를 완화하는 형태로 보완하였다. 중규모취락에 대한 우선해제를 고려하지 않았던 당초의 기준에 따른 우선해제면적은 약 140㎢정도로 추정된다.
셋째, 부분해제방식은 앞에서 설명한 14개 권역가운데 전면해제방식의 적용에서 배제된 인구 100만 이상의 7개 광역도시권을 대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지극히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엄격한 기준이란 다양한 평가기관에 의하여 환경평가를 실시하여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가능지역을 설정하되 집단화·정형화하여 환경훼손을 최소화함을 의미한다. 부분해제의 구성내용은 인구규모 및 밀도에 의한 조정대상집단취락 후보지와 환경성에 의한 일반조정가능지역 후보지로 구분하고 있으나, 당초의 이러한 구분이 개발제한구역내 민원해소를 위하여 조정대상집단취락 후보지는 우선해제방식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조정된 바 있다. 수도권, 부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 울산권, 마산·창원·진해권 등 7개 광역도시권의 부분해제에 있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방식으로 엄격하게 선정되었다. 7개 광역도시권별로 지형·지질적, 자연환경적 여건이 서로 각각 다르지만 6％내지 9％범위 내에서 부분해제 면적이 확정되었다. 결과적으로 살펴보면 도시의 평면적 확산방지를 위한 개발제한구역의 설정 필요성이 절실한 100만 이상의 7개 광역도시권에 있어서는 91％내지 94％의 개발제한구역이 확실하게 보존된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해제방식에 의한 해제면적은 약 330㎢정도가 된다.
이상과 같이 살펴본 세가지 유형의 개발제한구역 조정내용을 모두 합산하면 1,570㎢정도가 되는 데, 1972년부터 지정된 개발제한구역의 전체면적 5,400㎢와 비교하면 금번의 개발제한구역조정에 의해서 전체면적 중 해제되는 총 면적의 비율은 29.1％라고 볼 수 있겠다.
프로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미국 Stanford University 도시공학 박사, 건설부 주택국 사무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1998-현재), 국토연구원 국토포럼 사무국장, 선임연구위원(1985-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