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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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동해선 연결과 통일경제

남북경협 활성화로 승화되도록 대책마련해야

2002년 09월 26일 (목) 00:00:00

노영기

노영기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8월말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경의·동해선과 도로의 복원사업이 합의된 지 20여일 만에 남북 양쪽에서 동시에 그 역사적인 첫 삽을 떴다.
이는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이외에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남북간 경제협력을 실질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동해선은 남북 관광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경의선은 개성공단 건설의 활성화 등으로 남북경협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철도와 도로가 복원되면 남·북간 정기적인 인적 물적 수송이 가능해진다. 자연히 현재의 단순 임가공 형태의 교역은 설비반출형 위탁 가공형 교역으로 한 단계 향상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현재 북한이 안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한에서는 고비용 구조로 이미 사양산업이 된 업종들이 생산기지를 북한으로 이전하여 산업구조를 새롭게 고도화 할 수 있음은 물론, 북한의 노동력 및 천연자원과 남한의 자본력 및 기술력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다각적인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더욱 경의선은 중국횡단철도(TCR)와, 그리고 동해선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철도의 연결은 한반도의 숙원인 대륙진출의 가능성을 연다는 야심 찬 기대를 갖게 한다. 남북간 경제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일된 선진 경제를 구축하여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며 대륙진출은 그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기대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나타날지도 모르는 북한의 변덕이 문제이다. 벼랑 끝에 몰린 북한정권이고 보면 언제 돌발적인 억지가 나올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기 때문에 남북철도 연결사업의 성공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북한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완급을 신중히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남북 철도의 연결을 포함하는 남북문제를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접근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햇볕 정책의 성과라 해서 정부 여권의 독선이 난무해서도 안 되고, 야권의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난무해서도 안 된다. 남북 통일은 어느 한 정권의 전유물도 아니고, 현재 세대만의 문제도 아닌 민족 대대손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통일의 의미는 이산가족이 만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구 1억 명의 경제가 된다는 것에 있다.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이 필수이다. 그런데 첨단기술의 개발은 막대한 투자를 소요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대기업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러한 세계적인 대기업 10개 정도를 육성하는 데에는 최소한의 내수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인구 1억 명의 경제인 것이다.
연일 이산가족 만나는 장면을 홍보하여 과도한 축제분위기를 만들어가기 보다는 남북 철도 연결이 남북 경협의 실질적인 활성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한 대책의 마련이 더 중요하다. 정파와 세대의 견해차이를 뛰어넘는 국론통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프로필
△충남 공주 출생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경제학 박사 △중앙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장 △UNDP 자문위원으로 말레이시아, 아랍 에미레이트 등 경제발전자문 △중앙중소기업 연구소장(현) △중앙대학교 경제연구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