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4.28 일 17:59

홈 > 뉴스 > 뉴스 > 건설

서울시 강남구청 안전진단검증 줄다리기

'권한은 나의 것' 팽행한 대결

2002년 09월 25일 (수)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서울시 재건축안전진단 검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청이 9월30일 자체적으로 재건축안전진단 심사위원회를 열고 안전진단을 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서울시와 강남구청간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안전진단 남발방지와 신중한 재건축판정을 유도한다는 취지아래, 대학교수, 구조기술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재건축 안전진단평가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자치구에서 주민들로부터 안전진단신청을 받으면 안전진단평가단에 실시여부 판정을 의뢰해 평가결과에 따라 안전진단을 실시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안전진단 실권한은 구청장에게 있으며 안전진단평가단은 구청장의 안전진단실시여부 기능을 보완하는 취지에서 실시된 것인 만큼 서울시 안전진단 검증을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자치구간의 이러한 갈등은 강남 재건축열풍을 억제하려는 서울시와 민선구청장의 공약실행을 위한 정책대결로 풀이된다.
지난 1995년 초대 민선을 시작으로 3대째 민선구청장을 엮임하고 있는 현 권문용 강남구청장(59)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강남의 아파트 재건축을 강력히 추진해 아파트 동간 거리를 넓히고 양재천∼한강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권 구청장은 또 지난 8월27일 모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저밀도지구 재건축 승인을 빨리 내줘서 '강남에 새 아파트가 많이 생긴다'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되어야 집값 상승세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강한 재건축추진의지를 시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여전히 시의 안전전단사전검증에 강남구가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며 강남구청의 재건축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서울시 주택기획과 신승범 팀장은 "서울시의 안전진단사전검증은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것인 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인 안전진단평가를 위해서 강남구청이 사전검증에 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신 팀장은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게되어도 사업승인, 지구단위계획 등 거쳐야할 과정이 많은 만큼 쉽게 재건축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이후 서울시에 안전진단 사전평가를 의뢰한 한 건수는 92건으로 이 가운데 43건은 보수사용, 24건은 반려됐으며 재건축이 허용된 곳은 6건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약사항을 이행할 자치구로서는 서울시의 안전진단평가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내년 초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시행될 경우 재건축 안전진단에 관한 실 권한이 서울시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법 개정 이전에 재건축을 추진해야한다'는 지역여론도 강남구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 강남구가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지역주민 4만여명 대한 설문조사 결과 70％이상이 '안전진단은 구청이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하는 등 법개정 이전에 안전진단을 통과하려는 민심이 잘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안전진단사전검증 통과는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 부동산 대책이후 법개정 이전에 안전진단심사를 받으려는 사업지가 몰리면서 한 달에 두 번 실시하는 안전진단심사위원회로는 처리하기 버거운 물량이다."고 밝혔다.
현재 강남구청에 안전진단을 신청한 곳은 개포시영, 대치은마, 개포주공1·2·3단지, 일원 대우 등 총11건으로 중·고밀도 대단지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강남구청은 9월14일 회의를 열고 안전진단 심사위원중 구조·설계위원 5명을 충원해 총11명으로 증원하고 안전진단심사위원회를 월 2회에서 4회로 늘려 실시하기로 했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구조·설계를 보강해 안전진단심사에 관한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여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강남구청은 9월30일 열리는 안전진단심사위원회에서 개포 주공, 대치 은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안전진단 심사 평가에 들어갈 계획으로 이들 대단지 아파트의 안전진단통과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