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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아파트 입주자 이전등기 서둘러야

시행사 소유기간 길면 채권단 압류 가능성

2002년 08월 27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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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를 앞둔 P씨는 내집마련의 꿈이 이뤄진다는 기대감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분양업체인 건설업체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보존등기 후 즉시 이전등기를 하지 않으면 채권단이 아파트에 압류를 설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화의상태인 건설업체의 아파트를 채권단이 채무변제를 위해 먼저 압류할 수도 있다는 것."

화의나 법정관리 업체의 신규 아파트 입주자는 이전등기 지연시 아파트에 채권단이 압류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현행 등기제도 때문이다. 현행 등기법에는 신규아파트의 경우 준공 전에는 물권으로 인정을 받을 수 없으며 준공 후에 시행자 명의로 먼저 등기가 나게 된다. 이를 보존등기라 한다. 보존등기가 나면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가 소유권을 이전해가는 이전등기가 가능해 진다. P씨 사례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채무자인 시행사 소유로 되어 있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재산에 압류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주택보증 강홍민 팀장은 "일반적으로 채권단이 도의적인 측면에서 입주자 보다 먼저 압류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는 은행이나 금융권이 압류를 할 경우 입주자의 반발이 거세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권 채권단이 아니라 공사비를 받지 못하는 군소 하도급 업체나 협력업체들이다. 이들은 당장 회사의 존폐가 걸린 위기의식으로 인해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신규아파트에 압류를 거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정당하게 분양대금을 치르고도 권리관계가 복잡한 집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까지 하도급 업체로부터 압류가 있었던 경우가 몇 건 있으나 전체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며 "이런 경우도 대부분 분양된 아파트가 아니라 미분양분에 대해 압류를 걸었던 것"이라고 전한다.
압류상태인 미분양 물량이 팔리게 되면 분양금을 분양사가 아닌 채권단에 우선 변제한다는 조건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거액의 재산을 투자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민원도 해결하려는 의도에서다.
화의업체인 D건설의 한 수도권 아파트 등기업무를 담당했던 법무법인 중앙의 한 법무사는 "현실적으로 채권단이 입주자보다 먼저 압류를 설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래도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입주자의 피해를 막심하기 때문에 이전등기를 서둘러 처리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보존등기가 나면 최대한 빨리 이전등기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소비자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문제는 바로 자금력이다. 채권단의 압류에 대한 부담은 현실적으로 적다하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히 이전등기를 해야하는데 여기에 드는 자금부담이 만만치 않다. 입주를 하면서 분양대금 잔금을 치르게 되고 또 이사비용, 인테리어 비용 등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해 자금사정이 빠듯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여유를 두고 하려던 이전등기가 앞당겨지면 법무사비용, 등록세, 취득세 등에 부담이 당장 생기게 된다. 또 보존등기와 이전등기를 함께 처리하려면 업체 지정 법무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한데 개인이 직접하거나 다른 법무사에게 위임할 경우 업무협조 등의 문제로 이전등기가 상대적으로 늦을 수밖에 없는 문제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