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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쏠렸던 열기 부동산으로

상암 수원 인천구장 주변 아파트 뜬다

2002년 08월 01일 (목)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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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붉은 물결로 수놓으며 뜨겁게 타올랐던 2002 한일 월드컵 대회가 끝이 났다. 월드컵 기간중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월드컵 경기장은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K리그 등 각종 축구경기와 행사들로 분주하다. 그렇다면 축구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이어지는 만큼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부동산 시장도 계속해서 활기를 띨 수 있을까?
현재로선 서울 상암동과 인천 문학동, 수원 우만동 등 수도권 월드컵 경기장 주변 아파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들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가 경기장을 주민들의 문화 공간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로 활용할 계획인데다 대규모 공원과 부대시설들이 차례로 들어설 것으로 보여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상암 경기장 주변
경기장 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지역은 단연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주변으로, 현재 서울 마포구 성산동 현대 32평형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약 3,000만원 정도 오른 2억 7,5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 시영 22평형의 경우 현재 1억 7,000만원대로 1년 전 매매가격이 8,500만∼9,000만원인 것에 비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며, 올해 초 1억 3,000만원이던 것과 비교해도 3,000∼4,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하철 성산역과 가깝고 경기장과도 바로 인접해 있는 유원시영 25평형은 2억 1,000만원∼2억 2,000만원선으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밖에도 선경시영, 유원아파트 등이 크게 올랐다.
인근의 반도공인중개소에서는 "현재 매물이 별로 나와 있지 않은 상태이며 매물이 나와도 즉시 매매가 성사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계속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산동 일대의 경우, 그간 대형할인마트가 인근에 없어 일산이나 자양동까지 가야하는 불편이 있었으나 내년 5월이면 도보 5분 거리에 까르푸와 은행, 상가 등이 들어서는 건물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더욱 편리한 주거환경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그동안 소외지역으로 분류되던 상암동의 경우에도 도시개발공사에서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건립 중인데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105만평 규모의 월드컵공원 등이 어우러진 미래형 복합도시 건설공사가 한창이어서 신흥 주거단지로의 탄생이 기대되고 있다. 또 2007년경에 제2 성산대교가 완공될 경우 강 건너 수색아파트 지구와도 바로 연결돼 유망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가격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수원 우만경기장 및 인천 문학경기장 주변
서울 상암 경기장 주변만큼은 아니지만 인천 문학경기장과 수원경기장 인근도 마찬가지로 월드컵 경기장의 수혜를 입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원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우만동 일대 아파트들은 서울과 인천에 비해서 오름폭이 다소 떨어지지만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원 우만동 주공1, 2단지 13∼28평형의 경우 지난해말 이후 2000만∼2500만원 가량 올랐으며, 현대 31평형은 최근 2,000여만원이 올라 현재 1억 5,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인천 문학경기장 인근의 문학국일 25평형은 현재 8,000∼8,500만원으로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남구 관교동 쌍용 관교 32평형은 1억 4,500∼1억 8,000여만원선으로 최근 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또 연수구 선학동의 희영무지개와 금호아파도 평형별로 2,000만∼3,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문학 경기장과 인접한 연수, 선학, 관교동 등지의 주변 아파트의 경우, 인천지하철 1호선 개통과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따른 배후단지로 각광받고 있는데다 올해 제2 강화대교와 문학터널 등 17개 도로가 개통되는 등 각종 호재가 작용해 향후 발전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월드컵경기장 건립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아파트 시세가 저평가돼 있는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지역은 아파트 시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각종 공원과 문화시설, 편리한 교통 여건 등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각광받는 주거 타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시세 등이 상승할 여력을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88 서울올림픽 이후 잠실 일대가 크게 발전한 것처럼 월드컵 경기장 주변도 제 2의 잠실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