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내겐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빈 밤을 오가는 마음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살아있는 날까지...>

영등포 골목길에 가면 어디선가 노래가 들려온다. 귀에 익은 최성수의 ‘동행’이다.

필자는 흥얼흥얼 따라 부르다가 ‘맛보래이(동행식당)’로 갔다.

“어서 오세요! 출근부 도장 찍으러 오셨나요?”

과묵하던 식당 주인 M(73)씨가 제법 농담이 늘었다.

이어서 K씨가 식당으로 출근을 한다. 그

의 분홍색 티셔츠 뒷면에는 큼직한 글씨로 ‘Anti! Hero’가  새겨져 있다.

‘영웅을 반대한다?' 

필자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으나 그에게 묻지 않았다.

(사진: 메뉴에 대해서 논의 하는 식당 주인과 손님들의 모습)

식당에는 이미 손님들이 와서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마치 회사의 대책회의와 흡사했다.

고개를 끄덕인 여(女) 주인은 주방으로 가서 음식을 준비한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활짝 웃는 주인)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놓은 후 주인은 필자에게 다가와서 노숙자처럼 보이는 K와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했다.

“추석 명절 때의 일입니다. 마을금고에서 상품권을 팔았습니다. 일인당 한도가 100만원이었습니다. 아들, 딸, 친정, 사돈댁을 위해서 사려다 보니 걱정됐습니다. 그 때 K를 만났습니다. 물론 성도, 이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K는 식당 여 주인이 준 현금 100만을 들고 바로 상품권을 사왔다. 현금을 들고 도망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제가 거꾸로 배웠습니다."

식당 주인의 말에도 울림이 있었다. 사람의 배움은 끝이 없는 것이다.

***

우리나라 법률에서 정의한 노숙인 기준이다.

첫째, 상당한 기간 동안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사람은 거리 노숙자다.

둘째,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거나 상당한 기간 동안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노숙자다.

셋째, 상당한 기간 동안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쪽방, 사우나 등에서 사는 사람도 해당된다.

그렇다고 할 지라도 함부로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