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역 신길동 방향에 아주 서민적인 식당이 있다. 식당의 이름은 ‘맛보래이’다. 필자는 근처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K(68)씨와 그 식당에 자주간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은 된장찌개, 순두부, 알탕…삼계탕 등 메뉴가 다양하다. 고객은 넥타이부대에서부터 캐주얼, 반바지. 등 다양하지만 한결 같이 표정이 밝다.

(맛보레이 식당)

“이모! 저 왔어요!”

“그래, 어서 와!”

주인과 손님이 주고 받는 대화가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호기심 천국인 필자는 숟가락을 놓고서 두 사람의 표정을 봤다. 영락없는 이모와 조카의 모습이었다.

‘아! 이럴 수가?’

K는 50대 중반의 사나이다. 그는 된장찌게와 막걸리 한 병을 조용하면서도 알뜰이 먹는다. 요금은 물론 사인이었다.

필자는 식당 주인에게 물었다.

“왜? 식비를 안 받고 사인만 하세요? 돈도 없어 보이는데요?’

“그를 믿으니까요. 절대로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가 식사를 마치고 나간 후 식당 주인이 한 말이다.

(동행 식당)

“제가 감동 받은 것은 노숙자에 버금가는 K가 ‘이모! 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너무나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록 노숙자처럼 보일지라도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필자와 같이 식사를 하던 K씨가 눈물을 훔쳤다. 필자 역시 가슴이 찡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할 지라도 사람의 배움은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식당을 나섰다.

16년 식당을 운영하는 문(73) 사장이 배웅을 하면서 한 말이다.

“식당은 바로 사랑방입니다.’

그의 부인(69)도 말한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다 비우시는 손님들의 모습이 너무나 좋습니다.”

‘맛보래이’ 식당에서 ‘인생의 맛’을 다시금 본 것이다.

폭염 속에서 느낀 신선한 감동이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