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에서 강 하나가 흘러나와 그 동산을 적신 다음 네 줄기로 갈라졌다. 첫째 강줄기의 이름은 ‘비손’이라 하는데, 은과 금이 나는 ‘하윌라’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둘째 강줄기의 이름은 ‘기혼’ 이라 하는데, ‘구스 온’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셋째 강줄기의 이름은 ‘티그리스’라고 하는데, 아시리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넷째 강줄기의 이름은 ‘유프라테스’라고 하였다.>

창세기 2장 10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간이 처음으로 하나님을 거역하고/ 금단의 열매를 맛봄으로써/ 세상에 죽음과 온갖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에덴까지 잃고 말았으나...”

(아담과 이브와 뱀)

존 밀턴(John Milton)의 실낙원도 이렇게 시작됐다. 성경을 읽다가 언론인 출신 커피전문가 박영순 씨와 통화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악과가 사과로 표기된 것은 모세가 ‘창세기’를 쓴 이후 3000년 후 영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존 밀턴이 1667년 펴낸 ‘실락원’에서 ‘사과’로 표현했습니다. 주목할 것은 모세가 여기에 이브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따먹은 열매를 ‘사과’라고 적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선악과 사과)

필자가 의아해 하자 그는 다시 말했다.

“구약성서나 종교 관련서에 묘사된 선악과를 보면 그 성격이 사과보다는 차라리 커피 열매와 잘 들어맞습니다. ‘창세기’의 선악과는 이를 먹는 자는 눈이 밝아지고, 하나님처럼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알게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따라서, 선악과는 ‘지식의 나무’이자, ‘지혜의 열매’로 불리기도 합니다.”

마국의 저널이스트 스튜어트 리 앨런(Stewart Lee Allen)는 1999년 자신의 저서 <악마의 잔>을 통해 ‘선악과는 커피열매일 수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필자는 다시 일본의 야후재팬으로 들어가 봤다. 거기에도 같은 내용이 쓰여 있었다. 그대로 옮겨본다.

(커피 열매)

<여러분은 지혜의 열매를 아시나요?

 지혜의 열매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성전이기도 한 ‘구약성경’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인류 조상 아담과 이브가 지혜의 열매를 먹어 원죄를 당했다’는 창세기 실 낙원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사실 성경에 ‘이 열매가 사과였다’는 말은 한마디도 써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 중에서도 이 열매가 무엇이었는지 논란이 분분하고 사과 외에 무화과, 석류 등 여러 설이 있습니 다. 그 중에서도 가장 상상력 있는 설이 커피가 ‘지혜의 열매’가 아니었을 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발견되고 있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화석 중 하나는 에티오피아 북부에서 발견 되었습니다. 이것도 여러 가지 설(說)이 있지만, 우리의 먼 조상들은 에티오피아 부근에 살 았던 것은 대체로 사실로 여겨집니다.>

에티오피아 숲에 무성했던 야생 커피 열매가 인류에게 지혜를 주었다는 말인가?

이 설 자체는 비약한 상상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래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즐거울 듯싶다. 자연이 인간에게 전하는 메시지일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