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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책임론 보다는 재발 방지책 서둘러야
2022년 11월 03일 (목) 07:29:25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서울 이태원동에서 엄청난 사고가 발생했군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피해가 없으시나요?”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일본 유학생도 두 명이나 죽음을 맞았더군요.”

“좁은 골목길에 그토록 많은 사람이 모이다니요? 호텔이 건축법 위반을 했다는 군요?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했는데도 미리 예방을 못 했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와타나베 아키라(渡邊章) 씨와 이토 슌이치(伊藤俊一) 씨 등 일본의 지인들이 앞을 다투어 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메시지로는 모자라서인지 국제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그들은 우리와 다름없이 이태원동에서 일어난 핼러윈(Halloween)사고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다.

필자와 30년 넘게  친분을 맺어온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현역 정치인도 있고 언론인도 있다. 모두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한일관계가 더욱 좋아질 것이다.

필자는 2일 아침 집을 나섰다. 시청 앞에 있는 이태원 희생자들의 분양소를 가기 위해서였다.

“이태원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걸어 놓은 현수막의 글과 눈을 맞췄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현수막도 심하게 흔들렸고, 가로수의 나뭇잎들도 우수수 떨어졌다.

광화문 역에서 내려 시청 앞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덕수궁 돌담길과 가로수들의 단풍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오전 이른 시각인데도 분향객들 많아

   
(분양소 입구의 모습)

오전 이른 시각인데도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매스컴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하얀 국화꽃을 건네는 직원들도, 받아드는 문상객들도 침통한 모습들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으신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

필자는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옆에서 문상하는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잔디밭 광장에서 검은 상복을 입고 기도하는 수녀님들의 모습도 진지했다.

   
(검은 상복을 입은 수녀들의 기도하는 모습)

얼마나 가슴 미어지는 일인가.

사망자 156명, 부상자 151명.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분향을 마치고 돌아서는 길 내내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서점에 들러 필자가 좋아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송영택 옮김)의 시집을 하나 샀다. ‘가을 날’이라는 시(詩)가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여름이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놓아주시고,

들에는 많은 바람을 푸십시오.

마지막 과일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주시어,

마지막 단맛이 진한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에도 오래 고독하게 살면서

잠자지 않고,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레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시(詩)의 구절마다에 우리네 삶의 모습이 배어 있었다..

   
(캐리어 가방을 끌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외국인)

서점에서 나서자 낙엽이 뒹구는 길을 캐리어 가방을 끌고 걸어가는 외국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스크는 쓰지 않았으나 하얀 얼굴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모습에서 삶이 곧 여행이라고 느껴졌다.

경찰 보고체계에 문제 있어

조선일보는 3일 ‘이태원 참사 때 경찰의 보고 체계가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용산서장은 현장의 ‘위험’보고에도 늑장 대응을 했고, 경찰 수뇌부는 尹대통령보다 늦게 알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이 ‘이임재 용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는 보도도 쏟아져 나왔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론도 중요하지만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야 한다.

인터넷의 바다에는 각종 루머나 가짜 뉴스들이 출렁이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루머나 가짜뉴스에 휘말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고인들이 편안히 눈을 감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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