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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배우는 커피의 향기(香氣)
2021년 09월 06일 (월) 00:28:39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커피 한 잔 할까요?”

“좋아요. 커피 한 잔 해요.”

우리의 일상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화다. 이러한 커피를 ‘좀 더 알고 마시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맛을 넘어 역사까지.

   
<사진:일본의 단베 유키히로 박사/야후재팬>

<‘사람이 무엇인가를 먹을 때,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먹는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는가...역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커피는 좋아하지만. 역사엔 그다지 흥미는 없으니까’ ‘역사를 안다고 해서 그게 어떤 의미가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에는 지적 호기심 충족 이상의 큰 가치가 있다. 역사를 아느냐? 혹은 모르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있음을 느끼는 마음 자체가 달라진다’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커피의 과학>이라는 책으로 유명세를 떨친 일본 시가의대(滋賀医大)교수 ‘단베 유키히로(旦部幸博·52)’ 박사의 저서 <커피 세계사>(윤선해 옮김)는 이렇게 시작된다.

저자는 바이오계 연구자로서 대학에서 미생물과 암 연구 및 교육을 하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취미로 시작한 커피에 푹 빠져서 그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부분은 ‘커피의 역사’였다. ‘역사를 알면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잔의 커피에는 우리가 모르는 역사와 갖가지 사연들이 진하게 녹아 있다.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 이야기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라는 책이 얼마 전 우리 곁으로 다가 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이길상(65) 교수가

   
<사진: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의 표지>

심혈을 기울여서 내놓은 신간이다. 그는 교육학자에서 커피인문학자로 변신 중이다. 10년 전 바리스타 자격을 따기 위해서 공부를 하다가 커피 역사 공부에 빠져들었다. 나아가 학술지 <한국커피문화연구>의 편집위원을 맡았고,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기원 고찰’이라는 논문도 발표했다.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는 커피 탄생의 설화(說話)에 못지않게 극적이며 도전적이다. 그가 밝힌 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왜 커피 역사에는 생산자들의 이야기가 없고 소비자인 백인 이야기만 담겨 있을까? 왜 우리 시각으로 쓴 커피 역사책은 없을까. 왜 커피 역사 속에 그려진 서구인들은 멋진데 비(非)서구인들은 어리석을까? 왜 한국인들은 커피에 빠져 살게 되었을까?”

이길상 교수는 서구인들이 서구 문명 우월주의에 기반을 두고 쓴 낯선 커피 역사책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으로 쓰는 친숙한 역사책에 도전한 것이다.

한국 최초로 커피를 마신 사람은 베르뇌 주교

한국에서 커피를 최초로 마신사람은 누구이고 시기는 언제일까.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국에서 최초로 커피를 마신 주인공은 프랑스의 베르뇌(Berneux) 주교이다. 그에게 커피를 전달한 랑드르, 조안노, 리델, 칼레 신부 또는 그들을 위해 커피를 끓였을 조선인 신자 중 한 명이었고, 그날은 1861년 4월 7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커피를 최초로 전한 베르뇌 신부는 대원군의 출국 권유를 거부하다가 안타깝게도 1866년 3월 7일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기록은 언제일까. 책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조선 사람으로는 윤종의(1805-1886)가 최초의 커피 기록을 남겼다. 1848년 완성한 ‘벽위신편’을 1852년에 개정하면서 필리핀을 소개하는 내용을 추가하면서 커피를 소개했다. 이어서 최한기(1803-1877)는 1857년에 쓴 ‘지구전요’에서 커피를 언급하였다.>

저자 이길상 교수는 에필로그에서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의 중요성을 자신 있게 밝힌다.

<지금 누군가가 내게 “커피 역사책 혹은 커피 인문학 책 중에서 추천할 만한 책은 어떤 겁니까?라고 묻는 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최근에 나온 내 책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입니다“라고 답할 것이다.>라고.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우리의 관점에서 쓴 커피 역사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책을 딛고 더 좋은 커피 역사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학문적 기대감도 덧붙였다. 필자는 저자 이길상 교수와 직접 통화해서 책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명동의 한 카페에서 아인슈페너(Einspänner)를 마시는 저자 이길상 교수>

역사의 향기도 훌륭한 역사학자가 있어야 되살아나

► 일단, 방대한 자료 수집에 놀랐습니다. 이 책을 쓰시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커피와 커피 역사에 대해 한 번 쯤은 뒤돌아보고 우리의 시각에서 탄탄하게 정리해보자는 생각에서 썼습니다.”

► 집필기간은 얼마나 걸리셨나요?

“2016년부터 커피에 관한 전문 서적을 본격적으로 읽었습니다. 100여권의 책을 읽고서 구상을 했고 실제로 집필한 기간은 10개월 정도 걸린 셈입니다.”

► 한국형 제3의 물결은 무엇입니까?

“커피의 기원을 다룬 <에티오피아>의 저자 ‘제프 콜러(Jeff Koehler)’가 필자에게 메시지를 통해서 ‘한국은 정말 흥미롭고 활발한 커피 문화를 가진 나라, 그래서 방문하고 싶은 나라’라고 하더군요. 우리의 커피 제3의 물결은 ‘커라밸’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커피와 라이프의 밸런스(Coffee-Life Balance)입니다. 커피와 카페 문화, 그리고 일상적인 삶이 균형 있게 융합된 문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의 에필로그에서 ‘미래의 커피 이야기’를 다루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셨더군요.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이제 기존의 품종만으로는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새로운 가공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산소 발아(發芽)커피가 반짝하다가 시들해졌습니다만, 연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분명히 그러한 시대가 올 것입니다.”

► 책에서 ‘당신의 혀와 코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다’고 하셨던데, 실제로 어떤 커피를 좋아하십니까?

“과테말라 커피를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그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거리를 두었습니다. 지금은 파푸아뉴기니의 블루마운틴을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이길상 교수는 ‘커피의 맛과 향을 잘 살려내려면 훌륭한 로스터와 바리스타가 있어야 한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그 역사가 지닌 고유한 맛과 향이 살아나려면 훌륭한 역사학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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