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1.9.24 금 15:26
> 뉴스 > 기획특집 > 박영규의 부동산 탐구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의 한옥의 재(再) 고찰
2021년 04월 25일 (일) 17:49:04 박영규 부사장 renews@renews.co.kr
   
(사진: 박영규 부사장)

프랑스인들은 파리의 세느(Seine)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 강변도로를 달리다보면 저절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첫째, 바다처럼 넓은 한강의 사이즈에 놀라고, 두 번째는 그 멋진 ‘한강뷰’를 아파트 군(群)이 점령하고 있는 것에 놀란다. 필자의 상상이지만 그 한강변이 하늘 조망을 품은 기품 있는 한옥촌으로 조성되어 있다면 외국인들의 더 큰 탄성을 자아낼 수 있을 터. 공상(空想)으로 그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나마 북촌과 요즘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익선동을 위시해서 몇몇 도심에 남아있는 한옥촌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근대 최초 디벨로퍼인 정세권 선생의 역작(力作)

북촌 한옥촌은 우리나라 근대 최초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인 정세권(1888-1965) 선생의 역할이 없었다면, 서울시내의 한옥촌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요즘 서울 한복판의 익선동은 국내와 해외 청춘들의 핫플레이스다. 낡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 레스토랑, 수제 전문점, 와인바, 이탈리아 레스토랑 등과 각종 특색 있는 숍(shop)에는 코로나 속에도 연일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경복궁 쪽 가회동, 삼청동은 벌써 해외 관광안내서에 필수 방문지로 소개된 지 오래고, 거의 자취를 감춘 한국인들의 대표 건축 형태중 하나인 한옥이 젊은이들의 레트로(retro) 감정 선(線)과 맞닿아 또 하나의 트렌드를 연출중이다.

북촌 한옥마을은 역사가 100년도 안 되는 근대 한옥 뉴타운이기에 건축학적 의미가 남다르다. 일제 강점기 시절 경성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 토지 수탈 및 명동 상권을 포함한 주거상업 단지의 일본식화가 빠르게 진행됐었다. 일본인들 타운으로 급격히 변화됐던 것이다.

'청계천 남쪽에 집단 거주해온 일본인들이 일본 본토 이주자용으로 북촌에 군침을 흘렸었다'고한다. 당시 북촌은 일제의 탄압으로 어려워진 권세가들이 내놓은 집과 토지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이때 정세권 선생은 일인들의 북촌 진출을 마뜩치 않게 생각한 듯하다. 이미 몰락한 조선왕조의 궁궐과 종묘 사직등 문화재로 가득한 조선왕실의 혼이 가득한 예전의 한양 도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인이 경성에 거주하며 이곳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우선적으로 북촌 한옥 뉴타운을 만들었다. 뉴타운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나라 잃은 백성을 위한 정세권 선생의 사업적 마인드가 매우 흥미롭다.

정세권 디벨로퍼가 구상한 한옥 뉴타운은 기존 한옥 전통 설계 디자인을 잃지 않으면서도 생활하기 편한 형태를 구상한듯하다. 그는 질보다 양적인 부분을 중시 기존의 대규모 토지를 여러 채로 소규모 형태로 건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적절한 소형 건축 사이즈와 분양가로 인해 한옥 뉴타운은 요즘말로 ‘분양 대박 신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정세권식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정세권 선생은 한 해 평균 약3~400채의 한옥을 신축했다. 1920년대 서울의 연간 주택 공급량은 약 2000여 채 정도였는데, 선생은 그중 30%를 담당했다고 한다. ‘그가 당대 경성의 최고 디벨로퍼’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북촌 한옥촌은 ‘정세권의 한옥뉴타운’이라고 명명해도 무방할 듯싶다

그런 정세권 표 한옥 스타일이 요즘 코로나로 인해 작지만 잔잔한 물결이 다시 흘러들어 가고 있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하는 수요와 공동 주택에서 오는 층간 소음 및 엘리베이터 등의 코로나 전파 불안감이 건강과 자연 친화적 주택 형태인 한옥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원주택의 수요와 함께 한옥 선호도 높아져

자연 친화적이고 힐링(healing)을 모태로 추구하는 주택 형태를 표방한 한옥촌이 수도권이외의 지역에서 중소규모로 시도되고 있다. 수적으로는 예전보다 많다. 그저 동경의 대상으로 미뤄왔던 주거로서의 드림을 이루려는 욕망이 전원주택 수요와 함께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여기에 과학적인 데이터가 한옥에 대한 메리트를 더욱 느끼게 한다. 포름알데히드, 각종 유해세균, 이산화탄소, 라돈, 음이온, 피톤치드 등 공기질 특성을 조사해보니 포름알데히드 농도는 한옥과 아파트의 차이는 한옥이 54%나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일반 세균과 병원성 세균을 말하는 총부유세균 검사 결과는 아파트가 한옥보다 2.6배 높게 측정되었다.

이산화탄소는 사람이 거주하는 동안 측정 되었는데, 한옥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아파트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 또한 한옥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였다. 자연에서 발생되는 음이온 또한 한옥이 일반 양옥 및 아파트에서 2배 이상이 높게 수치를 보였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이기까지 한 건축 혜안과 환경적인 공법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정세권 디벨로퍼가 환생하여 다시금 당신이 시도했던 한옥 뉴타운을 리빌딩 한다면, 그는 과연 어떤 점을 더욱 중시하여 새로운 한옥 주거 형태를 구상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한옥의 기본을 당연히 살리면서도 이웃과 단절된 아파트 문화를 배제하면서 오래전 우리가 어릴 때 비오는 날 이웃과 나눠 먹던 파전이라도 주고받던 정겨운 한옥 마을을 꿈꾸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가 벌써 2년째 잡힐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이 땅에서 한옥을 포함한 주거방식의 방향성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올바른 주거 문화는 어떠해야 될까. 한번쯤 함께 고민해 보고자하는 의미에서 정세권 선생을 허락 없이 불러내 보았다.

 

ⓒ 부동산신문(http://www.r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6-2 맨하탄빌딩 1207 | 대표전화(구독문의) 02-786-7001 | 팩스 02-786-7008
등록번호 : 서울다07611 | 창간 년월일 : 1998년 4월 28일 | 발행인 : 장상인 | 편집인 : 안진우 | 부사장 : 박영규 | 편집국장 : 이준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홍형정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형정 | Copyright 2007 부동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