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1.4.20 화 15:20
> 뉴스 > 투자리포트 > 장상인칼럼
       
<돌아가는 삼각지>-2
2021년 03월 18일 (목) 09:33:12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트로트(Trot)는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대중가요의 장르다. 그래서 ‘유행가’라고도 한다. 잠시 반짝하다가 잊힌 노래라는 의미다. 때로는 ‘왜색이 짙다’고도 했다. 하지만, 요즈음 트로트의 열풍이 새롭게 불고 있다. TV조선의 ‘미스트롯·미스터트롯, 미스트롯2’에 의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하다 보니, 옛 추억을 더듬으면서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단순한 유행가가 아니라 국민적인 노래로 새롭게 자리한 것이다.

필자 역시 TV조선을 통해서 트로트 팬이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삼각지에서 배호(1942-1971)의 동상과 마주했다. 이름 하여 ‘배호 만남의 광장’. 이러한 작업을 주도한 사람은 서양화가 김수영(73)씨였다. 수소문 끝에 그를 만났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전국 배호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이 쓰여 있었다. ‘유튜브 배호TV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배호의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배호(본명: 배만금)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두절미(去頭截尾). 김수영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전국 배호협회 회장 김수영 화백)

►‘배호 만남의 광장’은 언제, 어떤 연유로 만들어졌나요?

“2002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보다 먼저, 1998년 용산구청에서 이면도로 명칭 공모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도로 명(名) 변경으로 없어졌습니다만, 배호길이 생겼죠. 저의 제안이었습니다. 제가 삼각지에서 40년을 살았거든요. 그런 연유로 ‘배호 만남의 광장’도 만들어졌습니다.”

►삼각지 작은 공원에 배호의 노래비가 있더군요. 노래비는 이곳 한곳뿐인가요?

“아닙니다. 배호의 노래비는 강릉의 ‘파도’...<부딪쳐서 깨어지고 물거품만 남기고/ 가버린 그 사람을 못 잊어 웁니다.>를 비롯해서 경주의 ‘마지막 잎새’, 대둔산의 ‘두메산골’, 배호의 묘지가 있는 신세계공원 등 노랫말과 관련이 있는 여러 곳에 세워졌습니다.”

►배호의 팬들이 아직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회원 수와 성격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회원은 6,000여명 입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회원들이 모입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골수팬 10명 내외입니다. 그냥 배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친선 모임이지요. 회원들은 일 년에 5-6회 정도? 양로원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 공연도 합니다.”

►‘배호TV’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중장년 팬들의 놀이터입니다. 1960년대 100달러에서...2000년대 30,000달러의 시대를 살아온, 근대

   
(전국 배호협회와 배호 TV 안내문)

화를 몸으로 겪었던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일 년에 1-2회 배호를 기리기 위한 ‘전국 배호 모창 가요제’와 ‘전국 정통트로트 가요제’도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두 취소했습니다.”

►배호가 부른 노래는 몇 곡이나 되나요?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누가 울어’...등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배호는 어떤 가수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가 부른 노래는 모두 250곡입니다. 그중에 150곡은 외국노래입니다. (제가 생각하는)배호는 하늘이 내린 가수입니다. 타고난 음악성과 슬픔이 가득한, 고통이 담긴 깊은 마음속에서 우러나니까요. 물론, 요즘 인기 절정인 임영웅, 영탁 등과 비교하면 다르지만요. 아무튼, 저는 하늘이 내린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가슴 찡하게 하는 김수영 화백의 마지막 말이다.

“29세로 생을 마감한 배호의 환갑(60)잔치를 그의 묘지 앞에서 했습니다. 영혼결혼식도 했습니다. 배호 사진과 여인의 초상화를 들고...주례는 제가 했습니다. 순간, 하늘에서 독수리보다 더 큰 이름 모르는 새가 창공을 맴돌다가 구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트로트는 우리에게 무엇일까.

단국대 장유정 교수의 신간 <트로트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을 빌어서 정의를 내려 본다.

“감정 과잉의 고갱이를 보여주는 트로트는, 때로 누군가가 집에서 보내는 일상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트로트를 듣고 부르며, 우리는 세대 공감과 소통을 경험하고 정서적 공동체도 회복했다. 단지, 그것이 일시적인 현상일지라도, 지금 현재 누군가에게 그 무엇보다도 위로가 되는 것은 트로트다.”

ⓒ 부동산신문(http://www.r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6-2 맨하탄빌딩 1207 | 대표전화(구독문의) 02-786-7001 | 팩스 02-786-7008
등록번호 : 서울다07611 | 창간 년월일 : 1998년 4월 28일 | 발행인 : 장상인 | 편집인 : 안진우 | 부사장 : 박영규 | 편집국장 : 이준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홍형정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형정 | Copyright 2007 부동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