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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도 나도 치매는 처음인데 어떻게 하지?’
인간 중심의 ‘돌봄’이 중요해
2020년 06월 16일 (화) 12:57:40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2025년의 치매환자 수는 약 700만 명으로 추계(推計)됩니다. 2015년의 치매환자수가 약 520만 명이었습니다. 불과 10년 후 35%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내각부가 발표한 ‘고령자 백서 중’ 치매환자에 대한 내용이다.

지구촌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진자’가 700만 명이 넘었다. 그러나, 한 나라에서의 치매환자가 700만 명이 넘는다면, 이는 코로나19보다도 더 무서운 병이 다.

   
        (사진: 일본어 판 표지)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운명에 맡길 일만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을 헤쳐 나갈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일본에는 치매의 지침서 <선생! 부모가 치매 같습니다만...>가 있다. 치매를 처음 마주한 부모님과 자녀가 소중한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이 담겨 있다.

부모님에 대한 모든 관심과 도움을 이처럼 ‘인간 중심의 돌봄’이라는 의도에서부터 출발시키는 저자의 각종 조언과 지침은, 근본적으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안내하는 ‘치매 안심 가이드’였다. 책의 내용은 크게 보면 ‘자식이 챙겨 드리면 좋은 것, 부모가 직접 하면 좋은 것, 부모와 자식 어느 쪽에서건 굳이 안 하는 게 좋은 것’으로 나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과 자식이 변화 양상을 잘 살피는 것이다. 이 책은 치매 초기 증상과 노인성 우울증을 비롯해서 노화가 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쓰여 있다.

저자는 일본의 저명한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 ‘와다 히데키(和田秀樹·60)’ 선생이다.

치매에 대한 바른 마음과 지식을 알리는 책 나와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이미지가 부드럽다. 얼마 전 우리의 서점가에 등장한 한국판(출판사: 느낌이 있는 책/김은경 옮김)의 제목이다.

‘사람의 뇌(腦)는 감정부터 노화된다’고 한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진: 한글판 표지)

<‘뇌의 노화’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전두엽의 기능저하, 즉 ‘감정의 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다 히데키’ 선생이 저서의 첫 부분에서 밝힌 내용이다. 전두엽(Frontal Lobe)은 대뇌반구의 앞에 있는 부분으로 기억력·사고력 등을 주관하는 기관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저자가 책에서 밝힌 내용이다.

<전두엽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그다지 접해본 적이 없는 장르의 책을 읽거나,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토론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맞는 말이다. 치매 환자는 5분 전에 벌어졌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지금 눈앞에서 하고 있는 말은 이해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다.

‘예전에 비해 아버지가 많이 고집스러운 것 같아’ ‘순간적인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은 것 같아’ 등의 느낌이 든다면 ‘전두엽이 예전보다 노화되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감퇴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억력 저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밝힌다.

<노년이 되어 세월의 흐름과 함께 겪는 변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억력 저하입니다. 기억력이 저하되는 현상은 본인 스스로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주변 사람들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청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면?저자는 ‘노인성 청력저하는 결코 가볍게 넘길 증상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청력이 나빠지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가 부족으로 인하여 자극이 줄어들어 뇌의 노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력이 떨어진 부모님의 현재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현관 벨소리가 울려도 잘 듣지 못한다.

▴이야기를 듣고 되묻는 횟수가 잦아진다.

▴TV볼륨이 커졌다.

▴건성으로 대충 대답한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야기를 듣는다.

▴전화 통화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흔히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보다 세심하게 부모님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부모님의 슬픔을 온 마음으로 감싸 안아라

   
    (사진: 저자 와다 히데키 씨)

저자는 정신분석 창시자 프로이트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된 ‘대상상실’에 대해 강조했다. ‘대상상실’이란 자신에게 더없이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말한다. 배우자나 형제자매, 또는 친구나 반려동물 등과이별을 하게 되며, 친밀도에 비례해서 층격이 커진다. 이때에 ‘부모님의 슬픔을 잘 감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식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슬이 좋았던 노부부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겨진 사람은 시름시름 앓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 부모님과 각별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면 이후 부모님의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눈여겨봐야 한다.”라고.

<틈만 나면 ‘죽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일을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은 무엇이 부모님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지부터 찾아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부모님의 삶에 경의를 표하라

   

     (사진: 일본 교토의 노인 요양병원의 노인들)

<오늘날 일본에서는 ‘치매(癡呆)’라는 단어에 모멸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다고 해서 ‘인지증(認知症)’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노망난 노인네’같은 표현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치매환자를 은근히 멸시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오랜 세월 열심히 살아온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부모님에 대한 경의와 부모님의 노인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는 것이 자식으로서 마땅한 도리입니다. 부모님의 치매는 자식인 나에게도 언젠가는 ‘나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다.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수반하는 치료라면 고민의 여지가 있겠지만, 가능한 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사실 수 있도록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자식으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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