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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의료진이 진정한 영웅이다.
-치료에는 직업적·국가적 질투가 없어야
2020년 04월 27일 (월) 22:13:34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강변 공원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일까. 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일까. 봄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들은 순간적으로나마 코로나19의 공포를 날려버리게 했다. 순간, 시오노 나나미(塩野七生·83)의 <십자군 이야기>의 첫부분이 떠올랐다.

“전쟁은 인간이 여러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할 때에 떠올리는 아이디어다. 구원을 요청하기 위해 서유럽을 방문한 비잔틴제국 황제의 특사를 접견한 후 교황 우르바누스 (Urbanus)2세 역시 그랬는지 모른다.”

그래, 전쟁이다. 우리는 지금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닌 코로나19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다.

“메르스, 반드시 이겨냅시다.”
“의료진 여러분! 힘내세요!”
“최전선에 선 여러분이 진정 영웅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가 극성을 부리던 때 강동경희병원에 위와 같은 글이 새겨진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내건 감사의 표시였다. 바이러스와 벌이는 전쟁의 최전선에서 자신의 몸을 내던지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진정한 영웅들을 격려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 그러한 영웅(의료진)들에게 감사하면서 박수를 보내야 한다.

수메르에서 시작된 최초의 의학서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의 표지

인간은 병원체(病原體)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학자들은 ‘기원전 2000년대 말에 수메르(Sumer: 세계 최고의 문명 발상지)에서 인류 최초의 의학서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새뮤얼 노아 크레이머(Samuel Noah Kramer) 박사의 저서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박성식 譯)에서 밝힌 인류 최초의 의학서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원전 2000년대 말에 살았던 어느 익명의 수메르 의사는 동료들과 학생들을 위해 그의 가치있는 처방들을 모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인간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의학 ‘안내서’인 이 점토 기록은 4000년 이상이나 니푸르의 유적 속에 묻혀 있다가 미국 발굴단에 의해 발견돼 필라델피아의 대학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책에 의하면 그 수메르 의사는 치료제를 구하기 위해서 식물계·동물계·광물계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처방은 외상(外傷)에는 연고와 여과액에 사용했고, 내상(內傷)에는 물약을 썼다.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지금까지 발견된 기원전 2000년대의 유일한 의학적 원문인 점토판만으로도 수메르의 약학이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간접적이긴 하지만, 이 점토판은 수메르의 의사들이 어느 정도 정교한 수많은 화학적 작용을 폭넓게 숙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직업적 질투 아쉬움으로 남아

   
점토판 최초 의학

하지만, 여기에 인간의 본능인 질투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처방들에 대한 약제의 혼합비율이나 양(量)에 대한 것, 투약 시기에 대한 내용을 남기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직업적인 질투’의 결과인 것이다. 그 수메를 의사는 일반인들이나 혹은 그의 동료들로부터 자신만의 비결을 보호하려고 의도적으로 구체적인 양과 주기를 숨겼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의학서인 이 점토기록에 초자연적이고 불합리한 요소가 전혀 없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사의한 사실로 남는다”고 적었다.

자신만이 노하우를 간직하려는 인간의 본능은 기원 전 2000년대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질투는 개인이 아닌 국가 간에도 비일비재하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데도 국가의 지도자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경우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5일 '세계표준의 한국식 코로나 검사'를 일본이 채용(採用)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코로나19는 한일 공통 과제이지만, 일본 정부가 지원 요청에 소극적이다. WHO도 한국의 검사방식을 높게 평가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극찬하지만 아베(安倍) 정권만 저평가하고 있다.”

아베 정권이 한국과 방역 공조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본이 한국에서 도움을 받으면 강제징용 문제나 수출규제 문제에서 양보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지적했다. 사람의 생명이 걸린 문제에 정치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닐 듯싶다.

   
봄이 왔으나 텅빈 일본 나고야 도심의 모습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유명 배우인 오카에 구미코(岡江久美子) 씨가 지난 23일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검사를 받지 못하고 4일간 집에서 기다리다가 63세의 나이에 사망한 것이다.

“태양과 같은 분이었습니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팬들의 애절한 목소리와 함께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토 슌이치(伊藤俊一)씨

일본의 언론인 출신 이자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이토 슌이치(伊藤俊一·67) 씨의 말이다.

“아베 총리의 정책은 가족과 친구만을 위한 근시안적 정책으로 혐한(嫌韓), 혐중(嫌中)만을 국민에게 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가 최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또, 올림픽을 자신 재직 중의 업적으로 남기기 위해서 코로나19의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닙니까?”

그렇다. 지도자는 자신만이 아닌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면산업육성 태스크포스(TF)와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TF를 가동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좋으나 보이기 위한 것보다는 국민을 위하는 진정한 마음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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