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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외면하는 것은 직무 유기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원작자 김충식 씨 인터뷰
2020년 01월 31일 (금) 16:24:10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이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고 누적 관객이 3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이 영화의 출발은 어디일까.

     
 

<남산의 부장들>은 김충식(66, 現가천대 부총장)기자가 동아일보에 1990년부터 2년 2개월 동안 연재됐던 기사가 원조다. 당시 성역이었고 감히 접근할 수 없었던 중앙정보부를 취재한 것은 김충식의 기자정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하고 보도했던 기사는 2012년 11월 책으로 발간됐다. 개정판과 증보판으로 거듭 태어난 책 <남산의 부장들>은 878쪽에 달하는 방대한 역사적 기록물로 우뚝 섰다.

김충식 씨는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1960-1970년대의 독재 18년은 중요한 시대다. 그 18년을 지배한 정점에 중앙정보부가 있었다. 입법, 사법, 행정을 총괄할 정도로 권력을 누렸던 중앙정보부에 대해 1990년대까지 모든 매체가 보도를 꺼렸다.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막중한 권력을 휘두른 이들에 대해 기자가 보도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 생각해 사명감으로 집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막중한 권력기관이라고 해도 보도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는 말이 남달라 보였다.

<남산의 부장들>은 한·일 양국에서 총 52만 부가 판매돼 논픽션 부문 최대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김충식 씨는 <남산의 부장들>뿐만 아니라 한국 기자상을 2회나 수상했다.

원작자 김충식 씨에게 기사와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서 물었다.

“200만, 300만 돌파가 문제가 아니라 관객들께서 역사의 성찰 측면에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도, 촛불을 든 사람들도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성찰하자는 것입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역사의 백미러(back mirror)’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차를 운전할 때 백미러를 보지 않고서는 질주(疾走)할 수 없습니다. 시대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공지능·4차 산업혁명 시대를 향해서 힘차게 전력 질주하는 백미러로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말은 책 <남산의 부장들> 서문에도 들어있었다..

<박정희 시대는 중앙정보부가 열었다. 3선 개헌과 유신개헌의 견인차도 정보부였다. 그리고, 10·26암살로 그 시대를 닫아버린 것도 중앙정보부였다. 중앙정보부가 안보파수꾼·외교주역에서부터 정치공작, 선거조작, 이권배분, 정치자금 징수, 미행, 도청, 고문, 납치, 문학·예술의 사상 평가...올마이트(almighty)의 권력중추였다.>

그는 ‘권력의 중추였던 중앙정보부의 역할에 눈감은 채 박정희 시대를 말하는 것은 허구일 뿐이다. 또,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3김 정치, 군벌과 재벌의 정치적 영향력의 본질을 설명할 길도 없다.’고 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2년 2개월 동안 자신과 싸우면서 <남산의 부장들>을 썼던 것이다.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평생에 걸쳐 ‘개인과 집단에 대해, 의식과 정치에 대해, 문학과 투쟁에 대해 실로 다양한 성찰(省察)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성찰 없이 앞만 보는 것 같다. ‘역사의 백미러(back mirror)’를 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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