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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천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 여사 이야기
2019년 09월 18일 (수) 15:10:55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한·일관계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본행 비행기의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일본을 가면서 필자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상황이다. 그래도 업무적인 출장은 피할 수 없지 않겠는가.

인천공항에서 도쿄를 거쳐서 시코쿠(四國)의 고치현(高知縣)으로 향했다. 도쿄에서 한 시간 반 정도의 비행거리였다. 하늘도 맑고 바람도 없었다. 비행기 또한 분위기 편승. 사뿐히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어서 오세요. 먼 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75대·87대 고치현의회 의장을 지낸 니시모리 시오조(西森潮三·78) 씨가 마중 나와 있었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고치현 일한 친선협회 명예회장과 일한 우호촉진 고치현의원연맹 명예 회장의 직함이 쓰여 있었다. 그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직함이 있었다.

‘대한민국 전라남도 명예도민’

필자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그와 악수를 나누고 삼 천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尹鶴子, 1912-1968/ 일본명 田內千鶴子) 여사의 탄생지로 갔다. 탄생지를 알리는 비석은 아오야기(靑柳)다리 옆 고즈넉한 곳에 서 있었다.

   
한국 고아의 어머니, 다우치 치즈코의 탄생지 비(碑)

‘한국 고아의 어머니, 田內千鶴子生誕之碑’

<고치시 와카마쓰초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양친과 함께 한국 전라남도 목포시로 건너갔다. 한국인 기독교 전도사 윤치호와 결혼해서 그가 창설한 공생원에서 고아들을 길러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지고 전후의 혼란에다 남북전쟁이 터져 남편이 행방불명이 되는 커다란 시련에 시달리면서도 3천명의 고아를 지키고 길러내어 한국 고아의 어머니라고 칭송받았다.>

한글과 일본어로 새겨진 비문의 글이다. 비문을 읽고 있는 필자에게 니시모리(西森) 씨가 다가와서 말했다.

“이 돌은 모두 목포에서 가져왔습니다. 10톤 정도의 무게였습니다. 이것을 들여오는 데도 사연이 많았습니다...이 자갈의 숫자도 삼 천 개입니다. 삼천 고아를 상징한 것이지요.”

   
비문에 새겨진 글

이 비(碑)는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에 세워졌다. 니시모리(西森) 씨는 ‘한국 고아의 어머니’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기온은 30도. 필자가 ‘날씨가 너무 더우니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했으나 그는 말을 이어갔다.

   
이 비(碑)의 설립 배경를 설명하는 니시모리 씨

“이 비석이 바라보는 방향이 바로 목포입니다. 고인의 마음이 항상 목포를 향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그녀를 목포로 불렀을까?’

“다우치 여사의 ‘따뜻한 마음’일 것입니다. 조선 총독부 관리의 딸이 거지대장으로 불리는 윤치호 씨와 결혼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해방 후 ‘쪽발이’라고 놀림을 받으면서도 굳건하게 삼 천 고아를 길러냈으니까요. 저는 일한 합작으로 제작된 영화 ‘사랑의 묵시록’을 보고서 이 비를 세우기로 결심하고 모금운동을 벌였습니다."

필자는 비 옆에 윤학자 여사가 서 있는 같은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책에서 읽었던 공생원 창립 21주년 기념식에서 윤학자 말한 감동적인 인사말이 떠올랐다.

“사실 저는 아무 능력도 힘도 없는 약한 여자일 뿐입니다. 제가 남편의 뜻을 받들고 협력할 수 있도록 오늘날까지 저를 이끌어 주신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여러분의 뜨거운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저를 친어머니처럼 믿고 따라준 공생원의 우리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들이 더 열심히 살 수 있도록 많은 지도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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